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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주먹구구식 최저임금 결정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경제의 최대 변수가 된 최저임금, 합리적인 근거하에 산출되어야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2.87%, 8590원) 결정의 후폭풍이 거세다. 민노총 위원들은 “인상률 산출 근거를 대라”며 사퇴를 선언하고, 총파업까지 예고했다. 요구에 못미치니 노동계의 반발은 예상됐던 바다. 이미 결정된 최저임금이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노동시장과 경영환경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최저임금이 좀 더 논리적인 근거하에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해졌다.

최저임금 산정의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최저임금은 생계나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개선 등 4가지 기준을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원칙일뿐 구체적인 산출 근거는 노동계나 경영계, 공익위원들까지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합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온게 사실이다. 지난 2년간의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은 단지 3년내 1만원이란 대선 공약에 기반한 것이었다. 도데체 왜 1만원이어야 하는지, 왜 3년안에 올려야 하는지 근거는 전혀 없다. 심지어 2018년 16.4%, 2019년 10.9%의 인상률도 거기에 맞춰 이뤄진 것도 아니다. 공약실현을 위해 일단 많이 올리고 보자는데 노동계와 공익위원들이 손잡았을 뿐이다.

올해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보면 더 가관이다. 완전히 무논리와 감상적 접근방식이다. 이달초 최임위 전체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한 최초안은 각각 1만원과 8000원이다. 19.8% 인상률과 4.2% 삭감률은 금액을 역산한 수치일 뿐이다. 아무리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과 같은 최초안일지라도 음식값이나 서비스료처럼 우수리 하나없는 천원,만원 단위의 최저임금이 말이 되는가.

그러니 최종 결정 내용에도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한 공익위원은 “사용자 쪽에서 3%는 도저히 넘기 어려우니 바로 밑인 8590원을 제시했다‘면서 “근거가 필요하면 사용자 측에 요청하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노동계도 “2022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려면 매년 550원씩 인상해야 한다”는 단순 산술 수준의 의견을 내놓곤 했다. 누굴 탓할 입장이 못된다.

주먹구구식 최저임금 결정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더 이상 막무가내식 윽박지르기 토의에 퇴장과 불참이 난무하는 회의가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등 데이타를 기반으로 기업의 지불능력까지 감안된 현실적인 최저임금안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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