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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저축성예금 증가는 국민들이 지갑 닫는 소리다
주식, 펀트 투자액이 줄어들고 저축성 예금이 늘어나는 건 소비를 자제하겠다는 의미.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 통계를 보면 소득주도성장의 허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안그래도 좋지않은 소비와 내수인데 자금흐름상에 국민들의 지갑닫는 소리가 요란하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하고 경제악재는 쏟아진다. 이러다가 한국경제는 보약도 듣지않고 늘상 힘이 없는 저혈압의 위험에 놓일 지경이다.

자금순환표상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예금이나 보험, 주식, 채권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의 증가액은 35조4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41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지갑이 점점 얇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 주식이나투자펀드로 굴린 자금은 3조1000억원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 4조2000억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위축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을 저가 매수한 개인들이 연초 코스피 회복 장세에 주식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무니없는 해석이다. 증시에서 이익 실현한 돈은 부동산으로 가지않는 한 증시 주변에 머무르기 마련이다. 더 벌고 싶어서다. 그래서 대개는 이자없는 요구불 예금이나 결제계좌에 남아있다. 그래야 타이밍 봐서 곧바로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 순환표상 저축성예금 등 가계의 비결제성 예금은 크게 불어났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가계의 비결제성 예금은 작년 4분기보다 37조8200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불어난게 68조4580억원이었다. 그 절반이 넘는 돈이 1분기에만 늘어난 것이다. 반대로 결제성 예금 잔액은 2770억원 줄었다.

금리가 2% 남짓한데 저축성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쓰거나 투자하지않겠다는 얘기다. 기한이 정해진 예금이니 당분간은 그럴 생각도 없다는 의미다. 작게나마 이자가 생기는 곳에 그냥 쌓아두는 것이다. 지갑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미래가 불안하니 그럴수밖에 없다. 수출부진은 여전하고 제조업의 가동률은 바닥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현실화됐다.

지금 정책 그대로라면 앞으로도 머니 무브에 희망은 절벽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수요 부족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인위적으로라도 높여서 내수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의료, 보육, 주거, 교육, 통신, 교통비를 경감해 소비성향을 더 높여주는 조치도 있다. 그런데 저소득층의 소득은 더 줄어 소비할 수가 없고 중간층 이상은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지갑을 닫아버렸다.

자금순환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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