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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락’ 양파값 요지부동…평년 절반 수준
20kg 도매가격 전년比 48.6% ↓
농가 시름…온라인 판매 나서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양파가 진열돼 있다. [연합]

#. 주부 윤소영(38·인천 계양구)씨는 최근 농산물 온라인 장터에서 양파 15㎏를 8500원에 주문했다. 양파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도움이 될까 싶어 구매에 나선 것이다. 윤씨는 “택배비만 4000~5000원은 나올텐데 포장비랑 이것저것 제외하면 (농가에) 남는 게 없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 서울 동작구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이달 들어 양파 20㎏ 한 망을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들여오고 있다. 불과 두달여 전까지만 해도 1만6000원 수준에 받아오던 차였다. 김씨는 “마진이 많이 남으니 좋긴 한데 양파값이 비쌀 때는 또 고기 못지 않게 비싸다보니 가격이 언제 또 오를까 싶어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평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한 양파 값이 한달 가까이 제자리걸음하면서 생산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각계에서 소비 촉진 활동을 벌이고 있고, 해외로도 판로를 확대하고 나섰지만 가격 회복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9일 양파 20㎏ 상품(上品) 도매가격은 평균 8400원으로 평년 1만6327원에 비해 48.6% 하락했다. 중품(中品) 가격은 평균 5320원으로 평년(1만4824원) 대비 무려 64.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파 20㎏ 상품 도매가는 지난달 13일 평균 9900원으로 1만원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14일 9100원, 17일 8400원으로 지속 하락하며 8000원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9000원으로 다시 올라서며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이달 1일 다시 8800원으로 떨어지며 현재까지 8000원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소매가격도 평년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같은 날 양파 상품 1㎏ 평균 가격은 1354원으로 평년 1633원 대비 17.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최근 양파 농가를 돕자는 취지의 판매 링크 공유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양파 농가가 네이버 밴드 등에서 직접 홍보에 발벗고 나서고도 있다. 경남 합천에서 남편과 함께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는 40대 여성은 “15㎏ 한박스에 택배비 포함 8000원에 팔고 있는 데도 아직 소진 못했다”며 “수확할 때 들어간 인건비도 회수 못할 상황인데 장마 소식까지 있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고 했다.

농가 속은 타들어가는데 양파 값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집중 수확시기는 지났지만 아직까지 산지에서 수확이 이뤄지고 있어 여전히 공급량은 줄지 않고 있는 탓이다.

다만 양파 주산지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양파 소비 촉진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고, 해외 수출량도 크게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롯데그룹은 매월 8일, 18일, 28일을 ‘양파데이’로 정하고 계열사 모든 구내식당에서 양파 중심의 식단을 제공키로 했다. 최근 해외 수출에도 속도가 붙었다. aT에 따르면 6월 한달 양파 수출량은 1만200톤 상당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량이 150톤, 2018년 전체 수출량이 3435톤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지난달 수출물량 대부분(9600톤)이 대만으로 향했고 나머지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수출됐다.

김병석 aT 수급기획부장은 “현재 농협 수매가 본격화하고 있고 정부 수매 비축 계획도 1만2600톤 가량 잡혀있다”며 “이달부터 해외 수출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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