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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국가 브랜드 제고 예술가 활용해야
세계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영국 테이트모던이 백남준의 선구자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대규모 국제순회전을 2020년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테이트모던은 내년 순회전을 통해 백남준이 인터넷 시대를 예견한 천재예술가, 현대미술사에 혁명을 이룬 거장, 탁월한 분별력과 통찰력을 가진 사상가였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백남준은 한국이 낳은 최초의 국제적 예술가로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상징한다. 그런데도 한국이 배출한 예술가의 업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국립현대미술관이 아닌 영국국립미술관이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이 국보급 예술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전략이 부재한 반면 각 나라는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화가를 기념하거나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는 찬란했던 대영제국의 번영과 영광을 상징한다. 1995년 BBC 라디오는 ‘영국이 소장하고 있는 가장 위대한 그림’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터너의 대표작 가 1위에 올랐다. 또한 영국중앙은행은 2020년 통용될 예정인 20파운드 지폐에 들어갈 인물로 지폐 역사상 최초로 국민의 추천을 받아 터너를 선정했다. 영국의 국립미술관 테이튼 브리튼은 해마다 수여하는 영국 최고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의 명칭을 터너의 이름에서 가져와 기념하고. 11개의 터너전시실도 별도로 마련해 그의 명성을 빛내주고 있다.

핀란드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 무민(Moomin)을 창조한 국민화가 토베 얀손을 국가브랜드상품으로 만들어 관광객 방문 증가와 관광수입을 올리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핀란드 남서부 항구도시 난탈리 항의 카일로 섬에 있는 무민테마파크 놀이공원은 1992년 개장한 이후 연간 약 30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핀란드 국적항공사 핀에어(Finnair)는 가족여행기획상품으로 무민 캐릭터를 선정했다. 핀에어를 이용하는 어린이 승객은 공항에서 무민 탑승 수속 창구와 보안 검색대를 이용하고, 유아와 탑승하는 가족 여행객에게는 유아를 위한 무민 수건이 선물로 증정되었다. 무민은 핀란드 북쪽 라플란드 지방 산타마을의 산타클로스와 함께 핀란드를 상징하는 국가브랜드상품이 되었다.

국민화가들은 각각 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활동한 예술가이지만 그 나라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인류문화유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 나라가 국민화가를 가짐으로써 얻게 되는 긍정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대내적으로는 나라 사랑과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며, 공동체 의식을 결속시켜 국민대통합에 기여한다. 대외적으로는 독창적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하고 고품격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되는 등 외교, 경제, 관광 활성화에도 보탬이 된다. 한국도 국가이미지를 드높이는 소중한 유, 무형 문화유산인 국민화가의 공적과 위상을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활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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