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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금융의 미래
2009년 창업한 우버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BMW보다 기업가치가 2배이상 더 높으며, 에어비엔비 또한 호텔업계의 대표 회사인 메리어트보다 기업의 가치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비단 IT나 모바일 기반의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보더라도 7-8년전 시장을 주도했던 블랙베리와 노키아, 모토롤라 등 시장의 선도 기업들이 지금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보면 그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도 꾸준히 산업내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금융 산업의 혁신과 새로운 가치창출의 고민을 금융 소비자의 관점에서 고민해보고자 한다.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의 첫 번째는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작동하며 움직이는 금융 생태계를 구현해야 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에서 이동수단과 숙소를 직접 선택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경우처럼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제품을 검색, 선택하고, 공유하며 더 나아가 금융서비스와 제품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역사가 오래되고 사업모델이 정형화된 국내 금융 산업에서 이러한 문제는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구현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를 한데 묶어 놓고, 자생적으로 소비자들이 생산적 가치를 창출하고, 동시에 오랫동안 이들이 이탈하지 않는 전략적 방안에 대한 생각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금융 산업 변화와 혁신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관점은 개방형 금융 비즈니스 플랫폼에 대한 논의이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발빠르게 시장을 개척하느냐의 문제보다는 다양한 금융데이터를 모아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해주고, 그 안에서 정보의 교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가치의 창출과 공유를 위한 개방화된 금융플랫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뛰어난 금융전문가를 내부에 배치하고 이를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방향에서 자발적인 소비자들의 금융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금융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내부고객에 대한 관리이다. 서비스 기업에서 고객과 직원간의 만족도의 수준은 일반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론적으로도 외부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기업 내부의 고객인 직원의 욕구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이론적으로는 만족거울효과(satisfaction mirror effect)라고도 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영역이 혼재된 금융 산업의 경우에는 더욱 내부고객과 외부 고객간의 상호작용이 비즈니스의 접점에서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직무환경 등의 가치를 증대시켜야 외부고객을 만족시킬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국내 금융산업의 경우 외부고객을 위한 제도나 시스템은 잘 구축되어 있으나, 내부고객 만족을 위한 전략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수익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고객만을 고객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이제 내부 직원 또한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규모의 경제로 대변되는 과거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현대 비즈니스 모델의 패러다임은 소비자가 소비자를 위해, 그리고 소비자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 그 속에서의 연계성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동차를 단 1대도 생산하지 않고, 보유하지 않은 우버의 경우처럼,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은 유튜브의 경우처럼 이제는 금융 산업도 변화와 혁신의 관점을 보다 혁신적으로 바꾸어야 할 때이며, 그 속도 또한 빠르게 앞당겨야 할 것이다.

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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