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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도금 대출’ 결국 탈났다…누더기 제도 탓 vs 무리한 판촉 탓
‘e편한세상 광진’ 미분양 판촉
유주택자 중도금 대출 된다고 했는데
잦은 제도 변경에 시행사 부주의까지 겹쳐 뒤탈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견본주택에서 홍보 직원들이 미분양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주택자인 A씨는 서울의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의 미분양 물량을 계약했다가 최근 계약이 어그러질 위기에 처했다. 계약 당시만 해도 중도금 대출이 된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고 시행사가 말했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에서 분양한 일부 단지들이 미분양 물량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유주택자에게까지 대출이 된다고 홍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잦은 제도 변경으로 혼란이 온 데다,이를 놓친 시행사의 실수까지 겹쳐 나온 문제로 지적된다.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올해 초 770가구를 분양했다가 90%가 넘는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다. 분양가 자체가 높았던 데다, 계약금이 20%로 높고, 중도금 대출도 되지 않은 탓이다.

시행사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문턱을 낮췄다. 계약금을 10%로 줄이고, 시행사 연대 보증을 통해 중도금 40%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그 결과 미분양은 빠른 속도로 소진돼 현재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시행사 연대 보증을 통해서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유주택자에게까지 대출이 된다고 언급한 점이다. 지난해 9·13 대책으로 인해 다주택자는 중도금 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고, 1주택자는 갈아타기 수요를 배려해 준공 후 2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겠다는 조건 하에서만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행사는 계약 후속 절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이러한 사항을 발견해 계약자들에게 설명했고,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계약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일부 홍보직원이 대출에 관해 잘못된 안내를 한 것이 확인됐다”며 “정확히 몇가구가 이러한 방식으로 판매됐는지는 확인중이며, 대안을 설명해 준 뒤, 그래도 계약이 안될 경우 계약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정상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계획”이라 말했다.

판교의 다른 한 아파트 역시 같은 문제로 논란 중이다. 올해 초 대량의 미분양이 난 뒤 유주택자에게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해 최근 완판에 성공했는데 이제와서 대출이 되지 않는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10가구 이상이 관련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중도금은 준공 후 납부할 수 있도록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잦은 제도 변경이 낳은 뒤탈이라는 지적이다. 현 정부 들어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매를 막기 위해 여러차례 제도를 변경해 전문가도 정확한 내용을 알기 힘들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시행사들은 진행과정에서 대출불가라는 것이 곧 드러날 텐데 일부러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미 맺은 계약을 취소해야 하거나, 조건을 더 완화해줘야 하는 시행사 입장에서도 피해를 본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시행사 역시 부주의한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 조건 변경은 9·13 대책 이후 현재까지 수개월 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여러차례 비중있게 다뤄진 내용이며, 입주자 모집 공고에도 적시가 되고, 견본주택에서도 가장 많이 상담하는 내용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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