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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대통령, ‘정치적 고향’서 연이은 ‘쓴 잔’…조기 총선 가능성도 물 위
25년 간 여당 집권해 온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서 야권의 패배
끊임없는 경제난에 등돌린 민심…“조기 선거로 가는 연쇄반응 일으킬 수도”

2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이스탄불에서 열린 광역시장 재선거에서 또 한번의 고배를 마셨다. 터키를 강타한 경제난과 정부의 부패에 실망한 국민들이 현 정권이 등을 돌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25년 만에 이스탄불에 대한 지배력을 잃으며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54.03%를 득표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약 10% 포인트 차 제치고 승리했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3월 31일 치러진 선거에서도 맞대결을 펼쳐 이마모을루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당이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선거가 결정된 바 있다. 당시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약 0.2%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마모을루 후보의 상냥하고 활기찬 태로가 전반적인 피로와 부패의 이미지로 휩싸인 여당과는 극명하게 대비된 느낌을 유권자에게 전했다”면서 “그는 깨끗하고 온전한 정부를 제시함으로써 또 한번의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스탄불 수성에 실패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당의 입지는 위태로워졌다. 무엇보다 이스탄불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장으로서 정계에 첫 발을 내딛은 그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더욱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NYT는 “이번 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경력에 가장 큰 패배”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가 터키의 정치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끊임없는 경제난과 서방 국가와의 대치로 인한 긴장감 고조로 인해 조기 총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 유럽연합(EU) 외교위원회 선임위원은 “(집권당의 선거 패배는) 올해 말이나 2020년에 조기 선거를 예고할 수 있는 연쇄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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