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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의 트럼프 물러나라”…공산정권 붕괴 30년, 프라하서 25만명 시위
시위대 “바비스 총리ㆍ신임 법무장관 사임” 요구
EU보조금 26억원 빼돌려 호화리조트 지어
법무장관 해임, 측근에 마리 베네소바 앉혀

23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모인 약 25만명의 시위자들이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와 신임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시위는 1989년 벨벳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4월 시작된 체코의 반(反)정부 시위 참가자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989년 공산주의 정권을 붕괴시킨 ‘벨벳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시위대는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안드레이 바비스(64) 체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바비스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는 약 25만명의 군중이 모여 바비스 총리와 그의 측근인 법무장관 마리 베네소바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곳은 30년 전 공산정권이 붕괴된 대규모 시위 장소다.

바비스 총리가 소유한 기업은 지난 2007~2008년 200만 유로(약 26억원)의 EU 보조금을 불법적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체코 경찰은 지난 4월 바비스 총리에게 사기 혐의가 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그는 법무장관을 해임하고 측근인 마리 베네소바를 그 자리에 앉혔다.

이와는 별개로 유럽위원회는 바비스 총리가 EU의 자금지원을 받는 주요 사업의 소유주이자 총리로서의 역할 때문에 ‘이해 충돌’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총리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모인 약 25만명의 시위자들이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와 신임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시위는 1989년 벨벳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AP]

바비스 총리는 억만장자 재벌로 방대한 사업과 포퓰리즘 성향으로 인해 일부 체코 언론으로부터 ‘체코의 트럼프’로 불린다. 그는 체코 부호 순위 2위로 개인자산이 40억 달러(약 4조6300억원)에 달한다. 체코에서 세번째로 큰 대기업 애그로퍼트를 운영하다가 정계에 입문, 2017년 총리가 됐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페트르 블라크는 “바비스 총리가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국가를 이용하고 있다”며 “그의 통치방식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비스 총리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정치 경력을 망치기 위한 ‘반대파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비스 총리는 오는 25일 야당이 주도하는 불신임 투표에도 직면한 상태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야당이 정부를 교체할 만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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