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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항공 참전에 난감해진 KCGI
델타항공 10% 매입시
조 회장 우호 40% 육박
한진그룹株는 하락세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강성부 펀드(KCGI)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21일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업계에선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최대 항공사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이 자사의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소개했지만,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을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KCGI 입장에선 난감하게 됐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KCGI가 15.98%이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간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델타항공의 참전으로 인해 지분 격차가 연초 수준으로 다시 벌어진 것이다. 델타항공이 예고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에는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하게 되기 때문이다.

KCGI는 최근 투자금 확보가 어려워 추가 지분 매입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아 다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올려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이달 22일 KCGI는 대출금 200억원을 상환하고 곧 200억원을 추가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편 미국 델타항공이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당혹해하는 모양새다. 지주사인 한진칼을 비롯해 한진그룹주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한진칼, 한진은 5%대 하락하고 있고, 대한항공 등 다른 그룹주도 하락세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을 단순히 지분 경쟁 심화라는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에 델타항공이 취득한 지분 4.3%를 총수 일가 측 우호 지분으로 간주한다면 다시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될 수 있어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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