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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밤’ 정해인의 배려 깊은 사랑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봄밤’에서 정인(한지민)에겐 두 남자가 있다. 구남친 권기석(김준한)과 신남친 유지호(정해인)이다. 정인은 기석과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 지호와 사랑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깔끔하게 진행될 리 없다. 당사자들도 당사자지만,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서 집안끼리의 개입 등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봄밤’은 이런 과정을 리얼리티 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

한 가지 불만은 현실주의자인 기석이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성공한 은행 심사과 과장이지만, 4년동안이나 정인이 만나온 남자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인이 기석과 헤어지려고 하는데, 시청자로서 “그래 빨리 헤어져”라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래서 3각관계로서의 긴장도도 떨어진다.

유지호는 정인이 진정 원하는 ‘따뜻한 남자’다. 사랑에 대한 상처가 많은 그는 사랑의 여러 면모를 풍성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유지호는 대학 시절 만난 여자친구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혼자 키우게 된 싱글 대디다. 이런 상황은 지호의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이정인을 사랑하는 데도 제약이 됐다. 하지만 지호는 평소에도 차에서 카시트를 떼지 않는가 하면 주변의 수근 거리는 시선 사이에서도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런 상황을 무시하는 권기석에게 지호는 “나한테 아이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자신감이기도 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날카로운 눈빛, 단호한 어조로 기석에게 경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지호는 정인과 서로 사랑을 확인한 후에도 부담을 주거나 재촉하지 않았다. 정인의 상황, 감정이 정리될 때까지 옆에서 누구보다 편한 상대로 묵묵히 기다렸다. 이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상처와 아픔 때문에 정인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지호는 “지나온 시간만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기석의 마음마저 헤아리는 어른다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해인은 사랑의 여러 측면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캐릭터의 상황과 감정을 잘 파악해 그 내면을 섬세하고 사실감 있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촘촘한 심리 묘사로 미묘한 감정까지 표현해내 호평받고 있다.

탁월한 캐릭터 흡수력으로 매회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정해인이 후반부로 접어든 ‘봄밤’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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