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김 위원장에게 힘 실어주는 것”
교착상태에 빠진 핵 협상 등 논의할 것
김정은 “여전히 中 지지받는다” 美에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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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주석으로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기가 20일 오전 11시40분께 북한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북한 의장대가 시 주석 환영 의식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집권 이후 처음 북한을 국빈방문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금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뭘까. 북한의 안정과 경제 협력을 목표로 하는 중국은 이번 방문으로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또 김 위원장은 미국에 여전히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북한의 수도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등이 탄 전용기는 이날 11시40분 평양 공항에 도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이 보도했다.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시 주석을 수행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05년 이후 첫 중국 국빈방문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중국에서 네차례 만났던 두 사람은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문제 등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방송은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주요 교역 상대국으로서 북한에게 매우 중요하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다. 시 주석은 G20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회담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뒤 김 위원장과의 첫 만남이 될 전망이다.
이번 시 주석의 이틀간의 방북은 14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 1년 간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여 온 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이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두 정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핵 협상과 하노이 정상회담의 파국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주요 목표는 북한의 안정과 경제 협력이다. 공산주의 주도의 두 국가는 오랜 동맹국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북한의 핵 야망에 대해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내면서 양국 관계가 경색돼 왔다.
중국의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두 정상이 몇가지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교역국으로,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동등한 파트너십은 아니다. 중국이 북한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북한은 중국을 훨씬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북한 분석가인 피터 워드는 “중국은 광물, 어류, 섬유, 노동자 등 북한 수출품 대부분의 주요한 목적지”라고 말했다.
베이징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산업과 가계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는 각종 제재로 많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워드는 “중국은 이들 분야에서 유엔의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북한 경제가 공정한 속도로 성장하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혹은 핵무기를 다시 시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재가 풀릴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김현욱 한국외교아카데미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지원은 아마도 중국이 제재의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핵무기와 경제 지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제재 문제를 당장 완화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여전히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