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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이민화 KCERN 이사장.KAIST 교수]선순환의 파괴자들, 극단세력
발전하는 국가와 정체되는 국가의 차이는 순환에 있다. 발전하는 국가는 성장과 분배가 순환하고, 정체되는 국가는 성장과 분배의 대립한다. 대립되는 가치의 순환으로 모든 조직은 진화 발전한다. 음과 양의 두 기운이 결합되는 우리 태극기의 모습이 바로 순환의 형상이다.

성장과 분배, 개인과 국가, 현재와 미래, 역량과 성과, 산업과 문화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 하는 우문(愚問)에 대한 현답(賢答)은 ‘대립하는 가치의 순환’이다. 성장만 주장하면 사회갈등이 극심해지고, 분배만 주장하면 사회는 정체된다.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립되는 세력간 선순환이라는 태극의 모습에 있다.

논란의 소지가 없진 않으나 성장론자를 보수우파로, 분배론자를 진보좌파로 일단 분류해 보자. 전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을 7번째 30-50 국가에 진입시킨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산업화세력을 우파로, 군사독재에서 단기간에 정치 개혁을 이룩한 민주화세력을 좌파라고 할 수 있다.

우파가 성장에 좌파가 분배에 기여해 지속가능한 포용적 성장국가로의 순환과정에 동참할 때 한국의 미래는 열릴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은 각각 기득권화돼 혁신을 저해하는 지대(地代)추구를 우선하고 있다.

재벌의 기득권장벽과 노동조합의 과도한 이익추구가 국가의 혁신발전을 저해하고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조직화된 진영의 힘을 바탕으로, 기여한 부가가치보다 더 많은 분배를 요구하는 모든 세력들이 국가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진짜 문제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는 국가발전의 대명제를 부정하는 세력, 바로 극우와 극좌 세력이다. 새가 양 날개로 날듯 성장과 분배의 순환을 통해 국가는 발전한다. 그런데 한 쪽 날개로만 날 수 있다는 세력이 확장되면 다른 쪽 날개로만 날 수 있다는 세력도 동시에 확장된다. 결과는 양극화된 극심한 대립과 갈등 뿐이다.

모든 민주국가들이 극우와 극좌 세력의 부상을 경계하는 이유는 국가발전의 선순환 과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극단세력은 결국 순환을 부정하고 결과지향적 단순한 이념에 편향돼 독재로 향하게 된다.

역사는 이런 이념의 독재가 인류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몸서리칠 만큼 입증했다.

극단세력이 사회의 소금으로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규모를 넘어서면 위험해진다. 극우와 극좌의 극단세력보다 좌와 통하는 우, 우와 통하는 좌가 다수인 사회가 건전한 사회다. 극우와 극좌의 판별은 어렵지 않다.

상대 진영을 인정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세력이 극단세력이다. 한 쪽에서 극단세력이 등장하면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반대쪽에도 극단세력이 나타난다. 개별적 정책 논의를 통해 더 나은 국가발전을 모색하는 갈등은 선순환의 과정이다. 그러나 정책이 아닌 총체적 부정은 극단화의 시작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미래지향적 국가비전은 사라지고 적폐청산이란 정치캠페인에 몰두해 있다. 우리의 경쟁자는 내부가 아니라 우리 외부에 있는데, 우리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자기편 결집에 전념하고 있다.

좌와 우의 순환은 국가 미래비전과 역사라는 공유가치에 기반한다. 자랑스런 역사의 자부심으로 세계를 선도할 국가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정당해산 청원, 특정 정당 대표의 지역방문에 대한 거부 등은 역사가 경고한 극단세력의 등장 신호들이다.

회복 복원력의 붕괴 이전에 파괴적 극단세력에 대한 국민의 견제가 대한민국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이민화 KCERN 이사장.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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