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박종구 초당대 총장] 성장이 최상의 고용창출자
고용 절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실업률은 4.4%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취업포기자도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5.2%에 달한다. 제조업에서 5만2000명 도·소매업에서 7만6000명 감소했다. 30대와 40대는 18만7000명 줄었다. 재정이 투입되는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났다.

고용상황 악화는 최저임금 급등, 수출 감소, 투자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년간 최저임금이 29% 상승해 주휴수당 포함시 시급이 1만원을 넘었다.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25.1%로 미국 6.3% 일본 10.4% 독일 10.2% 등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작년 12월 폐업한 자영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다. 조선일보·한국경제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82%가 2년전 보다 살림이 나빠졌고 65%는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작년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100억달러로 2017년 대비 31.5% 늘었다. 비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충격은 크다. 최근의 시내버스 운행 중단 문제는 요금인상으로 간신히 파국을 면했다.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이 초래한 위기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탄력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의 94%는 근로자 임금 감소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한다. 조사대상의 82%는 근로시간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반도체, 바이오, 정보기술 등 탄력근무가 필요한 산업에 대한 배려가 시급하다.

친시장 정책이 해법이다. 성장에 방점을 두는 시장친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장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고용창출자다. 미국은 1분기 전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 3.2%다. 우리나라는 마이너스 0.3%다. 경제규모가 12배나 큰 미국의 실업률은 3.6%에 불과하다. 69년 12월 이래 최저치다. 103개월 연속 고용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감세와 규제완화, 셰일혁명 등이 어울러진 성장 정책으로 월평균 20만명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낙관론이 경제 전반에 팽배하다.

금년 3월 졸업한 일본 대학생 취업률은 97.6%다. 1인당 일자리를 보여주는 유효구인배율도 1.63으로 일자리 풍년이다. 구인난과 생산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작년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34만명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조만간 편의점, 커피숍에 외국인 근로자가 진입할 예정이다. 법인세율 인하, 국가전략특구 도입, 카지노 허용 등 친기업 정책으로 3월 실업률은 2.5%로 떨어졌다. 취업자 수도 아베 총리가 취임한 12년말 6263만명에서 작년말 6713만명으로 450만명 늘어났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물가상승율 범위내에서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7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46% 수준으로 OECD 평균 41%보다 높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당초 의도와는 달리 빈곤층을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규제개혁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만큼 중요하다. 국내엔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유니콘 기업이 6개에 불과하다. 미국은 2015년 131개에서 작년 315개로 급증했다. 중국에서 매주 두 개씩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규제 무풍지대, 화이트 스페이스 같은 선시행 후규제 정책과 관련이 크다. 세계경제포럼은 우리나라 정부규제 부담을 105위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혁신을 시도하려면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건 규제만 완화해도 18~37만개 일자리가 생긴다.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높은 청년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율은 경직적 노동시장의 산물이다. OECD 바닥 수준의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요원하다. 미국 기업의 역동성은 유연한 고용시장 덕분이다. 경제에 공짜 점심은 없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