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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려고 땡볕에 줄섰나...” 오피스텔 규제 낳은 미사역 일대 ‘마피’ 속출
내년까지 재고량의 5배 물량 폭탄
“매매가, 임대료 약세 당분간 지속”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년 전 전매제한 등 규제를 불러올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경기 하남시 미사역 일대 오피스텔 시장에 분양가보다 낮은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출하는 등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공급량이 많아 앞으로도 한동안은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8~2020년 하남시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8400실로, 2017년 전체 재고량(3229실)의 5배에 가까운 공급이 이뤄진다. 특히 내년 상반기 중 개통될 것으로 전망되는 지하철 5호선 미사역 일대는 이 물량이 집중돼 있다.

물량이 쏟아지면서 매매가는 하향세다. 2017년 6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미사역’은 전용 22㎡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많게는 1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나와 있다. ‘아파텔’이라 불리는 중형 면적은 희소성이 있어 수천만원(72㎡ 기준 5000만원 안팎)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은 물량 폭탄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2011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분양 당시 무려 9만2000여건의 청약 신청이 접수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운 곳이었다. 당시 오피스텔 청약은 온라인 접수가 제도화되지 않아 수요자들은 초여름 땡볕에 줄을 서 접수를 넣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이곳에서의 광풍은 ‘주택시장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라는 해석을 낳았고, 결국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제한, 온라인 청약접수와 같은 규제로 이어졌다.

주변 다른 오피스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남미사롯데캐슬스타’, ‘e편한세상시티’ 등 브랜드 오피스텔이 분양가의 10% 가량인 계약금을 포기한 매물이 다량 나와있다.

임대료도 약세다. 오피스텔은 일반적으로 월세 소득을 노린 상품이라 전세 매물이 귀하고 매물이 있어도 전세가가 높기 마련이지만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70% 안팎으로 꽤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미사역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해 6월 개통하기로 했던 미사역이 1년 가량 늦어지는데다 입주가 계속 예정돼 있고 공실도 한동안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 매매가, 임대료 모두 계속 약세를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2년 전 분양할 때부터 소형은 물량이 너무 많아 다 소화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평이 많았고 대다수 단지가 청약 미달이었는데, ‘힐스테이트 미사역’ 하나가 광풍을 일으키면서 불필요한 규제까지 중첩돼 시장이 더 식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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