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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탐색’ 정세균ㆍ임종석…중진 vs 靑 첫 기싸움 펼쳐지나
-국회의장까지 해서…‘진영ㆍ박영선식 아름다운 이별’ 어려운 정세균
-정치적 우회로 찾아야 하지만…‘경선 대원칙’ 청와대맨과 중진 한판 붙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최근 종로구 장수 어르신 초청 효잔치에서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인사들과 여당 내 중진들 사이 기싸움이 펼쳐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첫 조짐은 종로에서 나왔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로 불출마를 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종로에 살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확정하는 말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부가 무조건 경선이라는 대원칙을 내건 상태여서 ‘청와대맨’과 여당 중진 사이 맞승부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정 의원은 국회의장까지 지낸 여당 내 대표적인 중진 의원이다. ‘SG계’라고 불리는 개인 세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까지 한 만큼 다음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으나 현재까지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적어도 여름, 늦으면 총선 6개월 전까지 미룰 수 있다는 계획이 전해졌다. 그런데 임 전 실장이 정 의원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 종로 출마를 통보한 셈이다.

여권 내에서는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임 전 실장을 옹호하는 인물들은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온다. “의장까지 하셨는데, 물러나지 않겠느냐”, “길 터줘야지”라는 말들로 요약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나왔던 세대교체론이다. 이 대표 자신은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정 의원을 옹호하는 쪽은 후배가 선배에게 무리한 요구, 사실상 은퇴하라는 주문을 했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 측의 우려는 현실정치의 은퇴를 지금 할 시기냐는 고민에 기인한다. “많이 욕심을 놨다”고 했지만 “지금 물러나면 그저 ‘어르신’으로 남는 것”이라고도 했다. 아직 현실정치에서 떠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장은 의전서열 2위다. 의장보다 높은 의전서열은 대통령 밖에 없다. 종로라는 지역의 상징도 대통령과 결부된다. 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종로에서 현역 의원을 한 뒤 대통령에 올랐다. 그래서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국립 5ㆍ18민주묘지 참배단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

한쪽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당내 교통정리는 사실상 어렵다. 이미 지도부가 경선 원칙을 명확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정 의원 측은 앞서 “어떻게 경선까지 하겠느냐”고 한 바 있으나, 임 전 실장이 양보하지 않고 정 의원도 새로운 방향을 찾지 못하면 경선밖에 답이 없다. 표 대결로 가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름다운 이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 의원이 의장까지 했으니 무슨 자리를 만들어주겠느냐”며 “쉽지 않다”고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처럼 정부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총선 불출마를 하는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 정 의원의 총리설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넘버2’로 가는 그림이 ‘예쁘냐’는 지적도 상당하다.

정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쪽에게 종로가 넘어가느냐는 상대 후보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종로라는 지역이 청와대에서 왔다고 깃발 꼽으면 되는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대표적인 강적이 종로 출마를 하게 되면 그동안 바닥을 다져놓은 정 의원 출마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은 불출마가 통상 관례였다는 임 전 실장의 명분이 강해 정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별의 방법을 만들어 종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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