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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ESG 채권발행 1년에 즈음하여
G세대. 현 2030세대를 일컫는 용어 중 하나다. G세대는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을 뜻하면서 동시에 ‘그린(Green)’을 의미한다. 환경운동이나 반핵 등에 관심이 많은 세대란 뜻이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챙기고,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든다. 에코백이 패션 상품으로 화제가 되는가 하면, 파인애플 농장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활용한 가방이 ‘잇템’으로 인기다.

#.협동조합 어린이집 조합원 3년차다. 아이를 위해 장고 끝 결정한 조합 생활이나, 정작 체감한 이 공간은 오히려 어른들을 깨닫게 할 때가 많다. 협동조합의 골자는 ‘주인의식’이다. 조직의 주인은 조직원이며, 고용주가 곧 고용인이다. 남는 수익은 조직원 모두에게 돌아가고, 부족한 금액은 조직원 모두의 부담이다. 이사회도 회계도 시설 관리도 기업의 모든 걸 조합원인 부모들이 책임진다.

G세대도 협동조합도 사적 일상 속에서 체감하고 있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다. 이미 ESG는 우리의 삶으로 성큼 다가왔다. 일상뿐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ESG는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직접운용에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적용했고, 장기적으론 국내 위탁자산 30% 수준까지 이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공사(KIC)도 올해 해외투자기업을 선정할 때 ESG 원칙에 어긋나는 기업은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투자를 중단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더 시급한 사안은 오히려 해외에 있다. 외국인 투자에서 ESG가 핵심 지표로 활용되면서 당장 국내 자본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근 일본 공적연금은 세계은행그룹 그린본드 등에 약 550억엔(5650억원)을 투자해 주식에서 채권 시장까지 ESG투자를 넓히기로 했고, 북해 유전의 막대한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노르웨이 국무펀드는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 금지를 선언하고 태양광, 풍력발전 등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ESG 원칙에 어긋나는 국내 기업은 점차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투자의사 결정 시 ESG를 고려하도록 하는 유엔 PRI(책임투자원칙) 협약에 동참한 기관은 전 세계 2300여곳,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 총액은 약 90조달러에 이른다.

5월은 ESG 채권이 원화채 시장에 등장한 지 1년이 되는 때다. 지난해 5월 산업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국내 채권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이후 신한은행이나 현대캐피탈 등도 원화 그린본드 발행에 동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지만, 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흐름은 반가운 일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산에 이어 업계 안팎에서도 기업 ESG 정보 공개 강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업계 노력과 투자자의 관심이 모두 필요한 때다. ESG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까닭이다. 

김상수 IB금융섹션 IB증권팀장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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