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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조성일 대도시방재연구소장]4차 산업과 기반시설의 안전관리
얼마 전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첨탑과 본관 지붕이 소실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나마 전 미국 바사르대 탈롱 교수가 3D 레이저 스캐너로 대성당의 내외부 모습을 담아 놓은 덕분에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3D 레이저 스캐너는 레이저가 대상점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으로 대상점의 위치를 계산하고, 이 정보를 모아 건축물의 형상을 3D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레이저 스캐너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Pix4D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드론이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을 어렵지 않게 2D나 3D로 재현해 낼 수 있다.

인텔은 재작년에 인텔 팔콘TM 8+ 드론이 촬영한 영상으로 교량이나 건물 같은 시설물을 2D 모델로 재현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전후변화를 탐지해내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시설물의 손상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텔의 발표에 따르면 3D 모델을 활용한 분석방안도 연구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작년에 ‘혁신기술 공공테스트 베드’ 지원 사업을 통해 ‘산업용 드론의 3D 촬영 영상 기반 딥러닝을 이용한 시설물 안전검검 알고리즘’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데 아마도 동일한 사업으로 보인다.

지난 해 미국 미네소타주 교통국이 일반 드론은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부분까지 들어가서 촬영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드론(Flyability Elios drone)을 활용해 실제 교량을 점검하는 등 고해상도 영상을 기반으로 한 점검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영상기반 시설물 점검 방법은 대개 외관 점검에 그친다는 아쉬움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설물의 내부 손상을 파악하기 위해 X-ray, 초음파, 자분탐상 등의 비파괴검사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각종 센서를 설치해서 원격으로 구조물의 거동을 실시간 감시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통상 원격계측은 비용이 많이 들어 장대교 등 특수시설물에 한정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수년 전부터 일본이 바로 이 원격계측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시설물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는 일본이 2014년부터 교량과 터널 등에 대해 근접육안점검을 의무화하면서 점검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데 반해 초고령화로 점검기술자가 줄고 있는 문제와 함께 점검원의 역량과 주관에 따라 점검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는 육안점검의 내재적 문제까지 해소하겠다는 게 그 첫째 목적이다.

2014년 ‘NMEMS기술연구기구’가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외부전원 없이 태양광 등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이용해 교량, 도로부속물, 사면 등을 원격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는데, 그 기술력이 인상적이다.

SA(Super Acoustic)센서는 시설물에 부착하는 일종의 청진기라고 할 수 있는데, 구조물이 손상되는 순간 발생하는 소리의 진동특성을 이용해 콘크리트교의 내부 균열을 3차원으로 발생위치, 크기, 진전 상태까지 정밀하게 측정한다. 박막(薄膜)의 압전(壓電)센서로 강교 용접 부위의 응력집중현상이나 균열을 파악하기도 한다.

이런 기술이 성수대교에 적용되었다면 붕괴를 미리 막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압전센서 망(網)의 가격이 500엔에 불과하고 사람이 몸에 파스 붙이듯이 교량에 쉽게 부착시켜 10년 이상 쓸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최근 건설기술연구원과 서울시가 같이 광섬유 센서를 콘크리트 시설물에 매립하여 기존 통신망을 이용해 원격 관리하는 ‘스마트 인프라 관리 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서울시는 지난 달 ‘스마트시트 서울 추진계획’까지 발표하여 반갑고 기대가 크지만, 국가적으로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괜한 걱정이겠지만, 3D영상모델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에 의한 손상점검이나 상시원격계측 기법 등이 사람에 의한 점검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직은 단지 보조·보완수단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여 사람에 의한 점검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조성일 대도시방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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