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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쇼크’ 증시 강타…코스피 2200 붕괴
환율·유가 급등 부담까지 겹쳐
한국경제 기여 IT업종 부진 심각
외국인 자금이탈 자극할수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등 최근 경제 상황과 대응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글로벌 금융위기급으로 후퇴한 성장률,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원ㆍ달러 환율, 유가급등 부담까지 겹치며 코스피 2200선이 붕괴됐다. 한국 경제 동력 자체가 부실해진 데에 따른 결과물이기에 상황은 더 암울하다.

25일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급락하며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2200선을 내줬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GDP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의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도 3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61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97조4000억원보다 18.3% 줄어든 수치다. 상황에 따라 2016년(147조원)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T업종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올해 IT업종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반토막에 가까운 49조원 수준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1분기 매출이 6조7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조3664억원으로 68.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조1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7% 줄었다. 앞서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도 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기업이익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전망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며 “그러나 1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현재 전체 이익 전망치에 수긍이 간다. 추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란제재 이슈에 따른 유가급등과 달러강세가 가뜩이나 실적부진으로 움츠러든 코스피를 압박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의 한시적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25일 소폭 반등에도 불구, 3% 급등한 상태다.

대개 유가상승은 코스피에 호재로 인식되지만, 이는 글로벌 경기개선과 수요증가에 따른 대세상승의 경우로 한정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란제재와 같은 지정학적 공급이슈에 따른 급등은 유류확보 비용 증가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유가급등이 향후 강달러를 부추길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유가급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금리인상과 달러강세ㆍ원화약세를 촉진하며, 이는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도 번질 수 있다.

실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오른 1158원에 개장해 지난 2년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닷새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경제 부진에 따라 원화 투지 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제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이 숫자로 확인돼 율 뚜껑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기업 실적 부진이 지속된데다 GDP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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