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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1분기 증여 비중 사상 최대…서초ㆍ송파, 매매보다 증여 많아
- 매매 대비 증여 비중 55.9% 사상 최대
-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일수록 증여 선호


서울 지역 ‘대장주 아파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의 9ㆍ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집주인들의 비중이 급증했다. 강남 일부 지역은 매매보다 증여가 더 많아지면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관측됐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2977건으로, 같은 기간 매매 5326건 대비 55.9%를 기록했다. 매매 대비 증여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아파트 매매 2건이 이뤄질 때 약 1번 꼴로 증여가 이뤄진 셈이다.

지난 2017년 초까지만 해도 매매 대비 증여 비중은 10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분기별 증여 건수도 1000건에서 1500건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증여 건수가 계속 늘면서 지난해 1분기에는 4365건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3000건 정도의 증여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반면 아파트 매매는 9ㆍ13 대책의 직격탄을 맞아 급감했다. 작년 3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만5934건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1만7093건으로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5326건까지 쪼그라들었다.

매매가 급감하면서 증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강남 등 일부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일수록 증여 추세가 뚜렷하다.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증여가 늘어나는 건 다주택자들이 절세방법으로 증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양도소득세 중과, 공시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보유하거나 팔았을 때 세금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 다주택자들의 경우 최고 62%에 이르는 양도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보다 증여가 많아지는 현상이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의 경우 이번 분기 아파트 증여건수는 289건으로 같은 기간 매매건수(160건)보다 1.8배 가량 많았다. 송파구 역시 증여 367건으로 매매 253건를 압도했고, 강남구는 증여(201건)와 매매(239건)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원구는 1분기 아파트 증여(113건)가 매매량(547건)에 미치지 못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센터장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부담때문에 매도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매도보다는 증여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부자들일 수록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남에게 팔아서 처분하기 보다 가족에게 증여하는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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