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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곡점에 선 한반도 정세]볼턴 “3차 북미회담 전 北 핵포기 증거 필요”
美, 북러정상회담 앞두고 견제구
“文대통령 대화시도 면밀하게 주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을 기다리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미국이 다음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북러정상회담을 앞두고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대북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있다”고 했다. 그러나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이뤄져 왔느냐는 질문에는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지금까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과 관련해선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김 위원장과의 4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는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며 “문 대통령이 김정은과 얘기해보려고 시도할 예정인 만큼 우리는 이를 매우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빅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김 위원장과 대화는 좋다면서도 “나는 빨리 가고 싶지 않다. 빨리 갈 필요가 없다”며 시기보다는 올바른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의 한미회담 때도 올바른 합의를 위한 ‘스텝 바이 스텝’을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시한을 못박고 ‘미국의 용단’과 ‘새로운 계산법’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되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노이 결렬 이후 북미 간 교착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강경론자인 볼턴 보좌관이 한달여만에 재등판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결렬 직후 일괄타결식 빅딜론과 제재 강화 등 대북압박 스피커 역할을 떠맡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추가 대북제재 철회를 지시한 이후 한발 물러난 상태였다. 북한의 핵포기 의지를 강조한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러정상회담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최고인민회의 등 일련의 정치일정을 통해 추가 비핵화 조치가 아닌 자력갱생으로 버티기 방침을 굳힌 김 위원장은 북러회담에 나선다면 향후 비핵화 협상과 대북제재 완화 논의에 있어서 러시아의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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