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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서민금융의 ‘고객 중심주의’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수년 간 주주들에게 경영철학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그가 편지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바로 ‘고객에 대한 집착(Customer Obsession)’이었다. 이는 아마존이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로 우뚝 서는 열쇠가 됐다.

아마존은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실행했다. 그 결과 ‘원 클릭 쇼핑’ ‘간편 배송 서비스’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했다. 고객은 아마존에서 물건을 간편하게 사는 편리함뿐 아니라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고객 중심주의는 최근 서민금융이 지향하는 바와도 통한다. 일반 금융시장에서는 소득과 신용등급 등을 기준으로 대출 실행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서민금융은 일반 금융회사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끌어안아 낮은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돕는다. 대부업 또는 불법사금융이라는 고금리 대출시장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서민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서민금융에서의 고객은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아닌 아픔을 진심으로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서민금융콜센터에 상담을 요청한 40대 여성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거절된 분이었다. 그는 깊은 한숨과 함께 상담사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다. 몇 년 전 이혼한 후 지인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잇는 처지였다.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이다 보니 홀로 일해 두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등을 대기도 힘에 부쳤다. 소득을 현금으로 받는 터라 소득증빙조차 어려워 은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를 고객이라 부르는 곳은 대부업체뿐이었다. 대부업체에서 연 24% 금리로 600만원을 대출 받았지만 매월 내야하는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이 가슴을 짓눌렀다.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는 우연히 알게 된 서민금융콜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그를 상담한 맞춤대출서비스 상담사는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지원상품이 있는지를 꼼꼼히 알아봤다. 이 과정에서 그가 지역의료보험을 연체하지 않고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책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를 취급하는 은행 한 곳에서 지역 의료보험을 근거로 추정소득을 산출해 대출이 가능함을 안내했다. 상담사의 안내에 따라 은행 지점에 방문한 그는 8% 금리로 대출을 받아 대부업 대출을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지인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가 안정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센터의 직업상담사에게 취업상담도 연계했다.

이제 서민금융은 공급자 위주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고객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서민금융 상담사들은 금융상품뿐 아니라 일자리 연계, 컨설팅 등 안정적인 금융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올해 1월부터는 서민금융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누구든 상담사와 직접 상담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했다. 또한 일용직, 급여 현금수령자 등 특정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금융상품 이용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금융회사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밖에도 진흥원과 신복위는 AI기반의 챗봇 기술을 활용한 24시간 상담 시스템 및 ‘종이 없는 창구’ 도입 등을 추진해 고객 상담 서비스의 질을 개선 중이다.

앞으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고객인 서민을 더 자주 많이 찾아가서 만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고민해 실행해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어려울 때 든든하게 감싸주는 울타리이자 동반자로서 서민들과 동행하고자 한다. 서민금융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 편리함은 물론 언제나 믿고 의지하며 따스한 온기를 느끼는 것, 그것이 서민금융지원의 지향점이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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