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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정창호 소쿠리패스여행사 사장] ‘자유여행 열풍’과 여행사의 미래
대학생 A군은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말에 떠날 배낭여행으로 들떠있다. 얼마전 한 항공사의 얼리버드 프로모션으로 10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했다. 경유지를 거쳐야하지만 ‘득템’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숙소는 호텔로 하려다 여행자들을 만나고 파티도 가능하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한인민박으로 결정했다.

한국 여행자의 여행패턴이 패키지에서 급격하게 자유여행으로 쏠리고 있음은 이제 굳이 분석할 필요도 없다. 이른바 ‘대세’다. 게다가 2018년 여행자 수는 2600만명을 상회했다. 이 정도라면 패키지 전문 여행사는 차치하더라도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러야하지 않을까?

그러나 정작 많은 여행사들이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대학생 A군의 사례에서처럼 이제 여행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계획하고 떠날 수 있는 일상의 영역이 됐다. 더 이상 여행사가 설 곳이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TV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여행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여행정보가 줄줄 쏟아진다. 이미 그곳에는 수 많은 여행블로그, 동영상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정보들은 공짜다! 취사선택만 잘하면 여행준비는 어렵지 않다.

풍부한 여행정보 뿐 아니라 여행트렌드 변화는 여행산업의 세분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래서 필자는 항공예약, 숙박예약 그리고 단품서비스를 자유여행의 3가지 주요 서비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항공 예약 서비스는 여행자의 다양하고 복잡한 일정도 검색할 수 있고 경쟁력있는 가격도 제시하는 메타서비스 업체들로 인하여 더욱 발전하고 있다. 출발편과 귀국편 항공사가 다른 경우도 제시해준다. 숙박 서비스는 호텔, 공유숙박, 민박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고 있어 여행객들은 본인의 예산과 취향에 따라 여행 일정을 세울 수 있다. 또한 근래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단품서비스는 현지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교통, 관광명소 입장권 등은 물론, 현지의 시티투어부터 쿠킹클래스와 같은 체험프로그램도 제공해주고 있다. 각각의 서비스가 진화과정을 거듭하면서 여행자들의 ‘탈여행사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 여행사는 무의미한 것일까?

미국은 2000년대 초 지금의 한국과 유사한 상황을 경험했다. 모두 여행사의 위기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특정지역 또는 특정테마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들이 크게 성장했다고 한다. 2017년 포브스의 한 컬럼에서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34%는 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한다’고 소개했다. 그 이유로는 전문성과 가성비를 들었다. 많은 여행자들이 직접 검색하고 구매하는 것보다, 일정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숙련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에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나치게 낙관적인 해석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산업의 세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여행사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미국의 상황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한국의 여행사들이 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경험많은 여행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전문여행사들도 업계에 드물지 않다. 오직 한길로 묵묵하게 전문성을 키워온 그들이 더욱 주목받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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