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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된다
FT 분석, “내년 아시아 총생산 > 그 외 국가 총생산 합”
스탠다드차타드, “2030년 중국과 인도가 미국 제칠 것”
산업혁명 이후 서구에 밀렸던 ‘아시아 시대’…21세기에 재도래 예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제 아시아는 세계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다”(모디 인도 총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 연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인 2020년이 되면 아시아의 경제는 19세기 이후 처음으로 다른 나라들의 경제 규모를 합한 것보다 클 것이란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아시아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경제학자, 정치학자, 신흥 시장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시대의 도래에 대해 이야기해왔으며, 이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ㆍ인도가 이끄는 ‘아시아 시대‘ 열린다= FT는 아시아가 이미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아시아에 거주한다. UN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30대 도시 중 21개 도시가 아시아에 있다. 또한 내년이 되면 세계 중산층의 절반이 아시아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LMC 오토모티브는 2007년 이후 아시아인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자동차와 트럭을 구입해 왔으며 오는 2030년이 되면 아시아 지역 내 자동차, 트럭의 판매는 이 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와 트럭의 합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지도자들 역시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마지막 연차총회에서 “이제 아시아는 세계 경제 활동의 중심에 있고 세계 주요 성장동력이 됐다“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 세기’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살고 있다”고 말햇다.

‘아시아의 시대’ 시대가 본격화 되는 시점은 내년이다. FT가 각 나라의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국내총생산(GDP)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의 경제는 2020년부터 세계 나머지 국가를 합친 것보다 클 것으로 관측됐다. 약 20년 전인 2000년 아시아의 경제 규모는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PPP 환율은 어느 나라에서는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는 가격도 같다는 가정 하에 각 나라별 화폐의 가치를 비교, 결정하는 환율을 뜻한다.

아시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중국과 인도다. 2000년 당시 세계 경제의 7%를 차지했던 중국은 현재 세계 경제의 5분의 1(약 19%)을 책임지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인도의 경우 PPP 환율 기준 GDP가 독일이나 일본보다 두 배 가량 크다. 올해 초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역시 2030년이 되면 중국과 인도가 각각 세계 경제 1,2위에 오르고 미국이 3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제 강국 ‘서구’의 시대는 끝났다? = FT는 중소 국가의 성장 역시 ‘아시아 시대’의 도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까지 PPP에서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됐고, 오는 2023년에는 러시아를 제치고 6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인 베트남은 2000년 이후 벨기에와 스위스를 포함한 PPP 경제 순위에서 17개국을 추월했다. 필리핀은 현재 네덜란드보다 더 큰 경제 국가이고, 방글라데시는 지난 20년동안 13개의 다른 경제 국가들을 앞질렀다.

아시아의 경제적 입지가 높아진 것은 세계 2차 대전 후 일본의 경제가 급성장하고, 뒤이어 한국이 극적인 성장세를보이기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 이후 아시아는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에서 존재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아시아 시대’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미 과거에도 아시아는 세계 경제를 지배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시아 시대’는 과거 아시아가 누렸던 영광의 재현이라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의 경제사학 교수인 안드레아 콜리는 “17세기 말 경 유럽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과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집중된 아시아에 대해 감탄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서구 경제의 도약은 ‘아시아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과학 혁명, 계몽주의,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유럽의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조엘 모키르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500년과 1750년 사이에 유럽은 극적으로 변화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럽의 성장세 속에 아시아의 경제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아시아는 1950년대까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생산량의 20% 미만을 차지했다.

이제 전문가들은 ‘아시아 시대’의 재림을 예견하고 있다.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은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세계 강국으로서의 서구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실제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아시아의 수억 명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고 다수의 아시아 국가가 중산층 혹은 선진국 지위에 올랐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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