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英 ‘브렉시트’ 우왕좌왕…자산 1500조·일자리 7000개 새는 중
메이 “연기요청” EU “의회승인부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 스트리트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당초 마감시한인 29일을 채 열흘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마감 시한 연기를 EU에 공식 요청했지만, EU는 “(영국 정부와 EU간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받아오라”고 했다. 다시 공은 영국 의회로 넘어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저녁 총리실 앞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하원에서 브렉시트 이행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정했던 29일 EU를 떠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서 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영국 내각과 의회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영국 경제의 핵심인 금융산업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자산과 일자리가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 경제로부터의 이탈 규모가 자산 1500조원, 일자리 7000개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미국 CNN방송은 자문회사 EY의 자료를 인용해 영국 내 금융기업들이 더 많은 자산과 일자리를 영국 밖으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EY에 따르면 영국의 금융서비스기업들은 1조 파운드(1조3000억 달러)를 EU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8000억 파운드(1조10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기업들이 브렉시트 결렬에 따른 급격한 규제 변화와 시장 변동으로부터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산을 이동하고 나선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금융서비스 산업은 영국 경제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220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EY는 유럽으로 이전하는 자산의 추정치가 ‘보수적’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과도 대략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 엔리아 ECB 은행 규제 담당 국장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EU 국가로 약 1조2000억 유로(약 1500조원)의 자산이 이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까운 미래에 영국 밖으로 이전될 금융일자리 수는 7000개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영국 정부가 감당할 세금 손실은 최소 6억 파운드(약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더욱이 오는 29일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경제에 ‘악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행은 “노딜 브렉시트 여파는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마르 알리 EY 영국 금융서비스 대표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금융기관과 고객, 공급망, 더 광범위하게 영국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떤 금융서비스 기업도 확실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