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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 관심 끌자”…유러피언 투어의 변신
최호성의 ‘14클럽 챌린지’ 교훈
아프리카 케냐서 대회신설 ‘신선’
선수들도 코믹액션 등 흥행몰이
KPGA투어도 벤치마킹 나서야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이 초청받은 유러피언투어 신설 대회 매지컬케냐오픈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최호성은 지난주 케냐 나이로비의 카렌 골프장에서 열린 이 대회 2라운드에서 8오버파를 치면서 공동 12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페블비치프로암에 이어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도 컷 탈락으로 마무리했다.

유러피언투어로서는 미국에서 총상금 1250만 달러(142억원)라는 지상 최대에 돈잔치에 유럽 엘리트 선수들을 포함해 세계 골프랭킹 50위까지 모조리 출전한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같은 주에 대회가 열린다는 흥행 악재 상황을 면하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짜냈다.

우선 PGA투어보다 훨씬 적은 총 상금 110만 유로(14억1485만원)로 대회를 만들었다. 보통 유럽 대회는 이 정도 상금으로 대회를 만들지 않지만, 소규모라도 대회가 열리는 게 좋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둘째 아프리카 대륙에서 골프로는 신흥 개발국인 케냐에 신설 대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흥행 실패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줄였다. 갤러리가 적을 건 예상하지만 개최국을 늘린 건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동시에 특이한 스윙폼으로 인기 높은 최호성을 초청해 충분히 홍보 효과까지 거뒀다. 적은 갤러리 중에 유독 한인회 갤러리는 돋보이는 존재였다. 유러피언투어 마케팅 팀에서는 최호성을 대회 전에 남아공의 에릭 반루엔과 함께 ‘14클럽 챌린지’라는 이벤트 영상도 찍었다.

대회장인 카렌 골프장의 140야드 맞바람이 부는 파3 홀에서 치러졌다. 14개의 클럽을 서로 번갈아 샷을 해 누가 온 그린을 더 많이 하는가 가리는 게임이었다. 한 선수가 이미 친 번호의 클럽은 다른 선수가 이어서 칠 수는 없는 게 규정이었다. 최호성은 드라이버를 잡고 ‘낚시꾼 스윙’으로 볼을 공중에 띄우는 하이볼을 치고난 뒤에 ‘볼이 어디갔냐?’고 헤매는 코믹한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대회 전후에는 한 선수가 파3 홀에서 500번을 시도해 홀인원에 도전하기도 하고, 대회를 앞두고 국가 별로 선수들을 서너명씩 추려 한 홀을 최소 시간으로 마치는 스피드 골프 기네스북 도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14클럽 챌린지는 올해로 두 번째였고 유러피언투어는 이 유튜브 동영상을 전 세계 미디어에 메일로 보내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유럽 투어의 이 같은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할 만하다. 대회수가 줄어들고 흥행 우려가 있는 비슷한 딜레마를 안은 유럽투어의 노력과 기획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KPGA가 새로운 이벤트를 고안하고 팬들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는 기획과 노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 국내 남자 선수들은 골프 실력도 뛰어나고 끼도 많은 엔터테이너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들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무대를 어떻게 깔아주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난해는 연예인을 참여시킨 셀러브리티프로암이나 한중일 선수를 초청한 대회를 여는 노력을 했으나 올해는 색다른 시도를 하는 대회도 없고 새로 선보이는 이벤트도 부족해 보인다.

유러피언투어는 일본남자투어(JGTO)투어에서 뛰는 최호성을 일주일 전부터 초청해 사파리 구경도 시켜주었다. 비록 컷탈락을 했으나 신설 대회를 알려야 하는 투어로서는 충분한 홍보 효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시즌 개막전을 한 달여 남겨둔 국내 남자 투어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남화영 기자/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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