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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운맛은 엔도르핀 분비 스트레스 확 풀리는 느낌 비만·당뇨 억제 효과도…
캡사이신은 고추의 씨나 껍질에 포함돼 있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나타내는 단위로는 ‘스코빌 지수’가 있습니다.

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만든 이 지수는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 매움 단위(Scoville Heat UnitㆍSHU)로 표시합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고추의 씨나 껍질에 포함돼 있습니다. SHU는 고추의 캡사이신을 추출해 매운맛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설탕물을 섞는데, 그 섞은 비율을 기록해 매운맛 정도를 표기한 것입니다. 예컨대 1000번 섞어 묽게 했을 때 전혀 맵지 않다고 판단되면 스코빌지수는 1000SHU가 됩니다.

스코빌지수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140만∼220만SHU로 2013년 기네스북에 오른 미국의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입니다.

한국에서 매운 맛의 대명사인 청양고추는 4000∼1만SHU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매운 정도를 고추 품종으로 구분했지만, 올해부터는 ‘매운 정도’가 캡사이신 함량에 따라 4단계로 표시됩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함량이 ▷100ppm(Parts Per Millionㆍ1ppm은 100만분의 1) 미만이면 ‘맵지 않음’ ▷100∼800ppm이면 ‘약간 매움’ ▷800∼2000ppm이면 ‘보통 매움’ ▷2000ppm 이상이면 ‘매우 매움’으로 표시합니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으로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을 분비합니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에 열을 내고 땀 배출을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요. 매운 맛이 비만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서울대 이기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대 제이슨 킴 교수와 공동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고추의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통증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에너지 대사를 조절해 비만과 당뇨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매운맛은 ‘독’이 되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소스의 경우에는 유화제ㆍ보존제 등 식품 첨가물이 들어 있습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에서 항암 면역기능을 하는 면역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암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교수는 “캡사이신에는 항암, 통증완화 등 유용한 성분이 많아 적당하게 섭취하면 몸에 좋다”면서 “지나치게 매운 고추는 피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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