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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똘한 한 채 현상’ 더 심해진다...부동산시장 한파 예고?
서울 주요지역 급매물 증가 현상 아직
91%가 공시가 3억원 이하…영향 미미
증여, 임대주택 등록 증가 가능성 

고가주택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 밀집지역.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공시가격 많이 오를 거라고 예상했던 상황이어서 특별한 변화는 없습니다. 작년에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세금 몇백만원 오른다고 수억원 양도소득세를 내면서 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A중개업소 공인중개사)

서울 아파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12년 만에 최대치로 오를 예정이어서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15~17일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구),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등 주요지역 중개업소는 대체로 조용했다. 급매물이 늘거나 집주인들의 매도 상담이 증가한 경우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B공인 관계자는 “보유세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다주택자 중 증여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문의전화가 있었다”며 “아직 세금 부담 해결책으로 매물을 내놓을지, 증여를 할지 등을 살펴보는 집주인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시장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일단 가격별로 전국 공동주택(1338만9890호)의 69.4%(1116만5552호)를 차지하고 있는 시세 3억원 이하는 공시가격이 오히려 2.45% 하락했다. 3억원 이상부터 올랐는데, 3억원~6억원(21.7%, 169만8141호)이 5.64%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말하자면 전체 공동주택의 91.1%는 오르지 않았거나 5%정도 상승했다.

서울도 전체 공동주택(247만8646호)의 53%(131만8567호)가 공시가격 기준 3억원 이하다.

문제는 그 이상이다. 6억원~9억원(5.0%, 30만6335호)은 15.13%, 9억원~12억원(1.8%)은 17.61%, 12억~15억원(0.9%) 18.15%, 15억원~30억원(1.1%)은 15.57%, 30억원 초과(0.1%)는 13.32% 각각 상승했다. 전체 주택의 9% 정도인 6억원 이상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모두 10%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들 고가주택 보유자 중 다주택자들은 올해부터 당장 보유세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가 향후 주택시장을 움직일 변수라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다주택자 가운데 별다른 소득이 없는 퇴직자는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할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강남구 도곡동 C공인 관계자는 “공시가격 이의신청 기간 등을 고려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최종 확정되는 4월 말까지 처분을 고민하는 집주인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이전 늘어난 세금 부담으로 인한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이 급매물로 내놓을 지, 가족에게 증여를 할지, 아니면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이 근방 아파트는 대부분 최근 2년 간 시세가 10억원 이상씩 올라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수억원씩 내야 한다”며 “종합부동산세 수천만원 아끼자고 양도세를 수억원씩 내면서 급매물로 내놓을 집주인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금폭탄’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세금 인상폭도 1주택자는 50%, 2주택자는 100% 등 전년대비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의 퇴직자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버틸만하다는 것도 이런 관측의 근거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작년 9ㆍ13 대책 이전에 매입한 주택을 보유자한 사람들은 지금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해도 혜택을 받는다”며 “임대주택 등록자 증가세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세금 부과가 결정되는 6월 이후엔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등록 수가 늘어난 데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집값을 다시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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