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외입양 아동, 유전자 분석으로 54년만에 가족 상봉
-유전자 데이터 없어 포기했던 친부모, 입양간 딸이 직접 찾아나서

[13일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친부모와 재회한 A(57)씨의 모습. 사진=서대문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경찰 덕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믿기지가 않아요. 54년 전 할아버지가 함평에서 서울로 데려오던 중 출생신고도 안 된 채 잃어버린 아기가 50대 성인이 돼 친부모를 찾게 됐다. 미국 입양길에 오른지 50여년 만이다.

서울서대문경찰서는 1965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A모(58) 씨가 국립과학수사원과 경찰을 통해 친부모를 찾게 됐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살이던 1965년 11월께 가족과 떨어진 영아로 발견돼 1967년 10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후 A씨는 지난해 9월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오래 전 미국으로 입양돼 헤어진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경찰은 경찰은 신고자의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내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비교를 통해 친부모를 찾아냈다.A씨가 입양된 서울 은평구 소재 영아원을 파악하고, A 씨의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원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보내 유전자 데이터 베이스에 대조를 의뢰해 유전자가 일치하는 부친을 찾아냈다.

미국에 거주하던 A씨는 이메일을 통해 친부모를 찾았다는 사실을 듣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친부모와 A 씨의 이번 상봉은 한번의 실패 후에 찾아와 더욱 뜻깊다. A 씨보다 친모가 먼저 딸의 실종신고를 한 게 지난 2014년이었지만, 당시에는 A씨의 유전자 샘플이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지 않아 찾을 수 없었다. A 씨가 2018년 9월 서대문서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샘플을 보낸 후에야 비로소 비교분석이 가능해졌다.

지난 13일 A 씨와 친부모는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사무실에서 상봉했다. A씨의 친부모는 이날 “큰딸을 찾고 싶어서 경찰서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호적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서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들은 채 평생 한으로 남았다”며 “살아생전에 딸을 찾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