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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와 직거래하겠다”…세계정상들 새로운 전술
직접통화로 문제해결 선호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 정상들이 대미 관계에 있어 새롭게 활용하는 전술이 제기돼 주목된다. 공식적인 외교 채널을 통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각국 정상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드저널(WSJ)은 요령 있는 세계 정상들이 미국 행정부의 공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과 함께 세계 정상들 사이에 유행하는 ‘직접 거래’ 전술에 대해 보도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함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 같은 새로운 전략을 잘 활용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포함해 미국 행정부의 최고위급 외교관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으며,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군의 시라아 철군을 둘러싸고 긴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직접 거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되면서 대미 관계를 풀어가는 세계 정상들의 새로운 전술로 자리잡고 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협상보다는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담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자신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뿐 아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여러 나라 정상들에게 제공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로버트 다닌은 “지금 상황에서 세계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 이상으로 공식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직거래 대화 방식은 외교적 혼선과 함께 상당한 부작용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지난해 6월 헬싱키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매우 강하게 스캔들에 대해 부인했다”며, 미국 정보기관의 결론을 부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바꿔 “미국 정보기관을 지지한다”는 언급을 해야 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후 백악관 관계자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이야기하고 협의하는지 알 수 없다”며, 대통령 자신의 전화기로 세계 정상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직접 거래 방식은 아니지만 각국 정상들과 일대일 회의를 통한 관계 개선은 앞선 미국 대통령들도 즐겨 사용했던 방법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에 구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4번이나 만나며 냉전 종식의 기반을 닦았으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동안 푸틴 대통령과 만나 스피드 보트를 타는 등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만약 나눠진 나라의 불신과 장벽을 깨부수고 나아가려면 먼저 양국가 리더들의 개인적인 친분부터 쌓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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