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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 공장라인이 멈춘 소도시…그날 이후 7년의 기록

2008년 12월23일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미국의 소도시 제인스빌이 충격에 빠졌다. GM 자동차공장 라인이 멈춘 것이다. 80년간 도시를 떠받쳐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인구 6만의 도시는 뿌리채 흔들렸다. 노동자 7100여명이 일시에 일자리를 잃었고 사람들은 절망했으며, 일부는 일자리를 찾아 마을을 떠났다. 제인스빌은 당시 경제사정이 좋지않다는 러스트벨트 지역도 아니었다. 국가 위기때에도 끄덕없던 곳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공장부지는 철과 각종 부자재 쓰레기더미로 변했고, 얼마전 한 상업부동산개발회사에 부지가 매각돼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매각대금은 960만달러, 철거비용은 그 보다 많은 10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베테랑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골드스타인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GM이 마지막 자동차 타호를 끝으로 라인을 멈춘 날로부터 7년간 제인스빌을 찾아 공장 폐쇄와 실직이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일일이 기록해나갔다.

GM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 쇠락하는 지역 경제에 깔려 신음하는 사람들을 도우려 고군분투하는 사회복지사, 제인스빌의 또 다른 미래를 꿈꾸는 기업가와 정치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급변해가는 제인스빌을 면면을 그려낸다.

GM공장에서 13년을 일한 제러드는 지루하지만 안정적인 급여 덕분에 부족할 것 없이 생활해왔다. 제러드가 실직한 뒤 두 딸은 방과후 식구들과 먹을 음식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부모가 부끄러운 감정을 갖지 않도록 장보기 전략을 짜는 것도 잊지 않는다.

크리스티 바이어와 바브 본은 해고당한 뒤 기술전문대학에서 형사행정학을 이수하고 교도관으로 새 일을 시작해 실직자 재교육의성공스토리가 된 인물. 그러나 두 사람 중 한 명은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했다.

사람들은 실직 이후 소득에 변화가 왔다. 직업을 바꾼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이전보다 떨어졌다. 특히 직업훈련을 받고 전직한 경우 소득하락률은 바로 취업한 이들보다 더 컸다. 일부 해고자는 희망찾기를 포기하고 ‘GM집시’가 됐다. 1600킬로미터나 떨어진 도시의 GM공장에서 일하면서 주말에만 제인스빌로 돌아오는 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제인스빌 이야기는 우리와 겹친다. GM이 군산 공장을 폐쇄했지만 이는 GM의 얘기만은 아니다. 4차산업혁명과 함께 산업재편은 불가피하고 AI로봇의 도입 등으로 좋은 일자리는 빡빡해지고 있다. 이 책은 먼저 겪은 제인스빌의 사례를 통해 일자리를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 개인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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