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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박영선 KOTRA 콜카타무역관 관장]인도의 생활환경이 스타트업에 기회가 되다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덕분에 중국과 종종 비교된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명목 GDP 기준으로 인도는 현재 세계 6위이나 구매력평가(PPP)기준으로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2030년에 인도 구매력 평가지수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의 이면을 살펴보면 인도 경제가 중국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걸림돌이 만만찮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제조업을 육성해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었으나 인도는 정부의 각종규제, 양질의 노동력 부족,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모디 정부 들어 야심차게 추진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은 중국처럼 인도를 제조업 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아직까지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문제되는 반면, 인도는 부족한 투자가 경제활동 전반에 장애로 작용한다.

인도는 이처럼 경제성장의 동력을 제조업에서 찾기 어려운 반면, I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업은 중국을 앞설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 인도 관료들의 지나친 간섭으로 제조업이 제약받을 때도 Infosys, Wipro, TCS와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관료들이 IT 지식이 부족해 규제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 인도의 IT서비스산업이 백오피스, 콜센터와 같은 서양 기업의 외주 업무에 치중해 발전했다면 최근에는 인도 내 각종 사업기회요인으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등장해 새로운 사업지형을 구축하고 있다.

인도에서 스타트업이 최근 급증하는 이유는 저렴한 스마트폰의 보급과 낮은 통신비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인도의 열악한 사회간접시설도 역설적으로 스타트업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인도의 도시는 심각한 교통체증, 시골은 불량한 도로시설로 인해 소비자가 이동과 쇼핑에 어려움을 겪는다. 신선과일 및 야채류의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약 40%의 제품이 유통과정에서 유실된다.

어려운 환경이 온라인 쇼핑몰에는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작용해 Flipkart, ShopClues 등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 남인도의 슈퍼마켓체인 Food Word의 경우,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신선 제품을 농촌 마을에서 직접 구매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을 준다.

인도의 열악한 생활환경이 오히려 스타트업 사업기회로 작용하는 사례는 교통, 의료, 교육, 광고 등 셀 수 없이 많다. 기존에 조직화된 택시산업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버(Uber)가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고, 인도 자생기업 올라(Ola) 역시 우버와 경쟁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인도의 스타트업 사업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아이비리그 MBA를 졸업한 인도의 젊은 인재들이 미국에서 안정된 직업을 갖는 대신 인도에 돌아와 창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인도 경제 발전의 새로운 엔진이 될지 주목된다.

박영선 KOTRA 콜카타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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