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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회 의장 내려놓는 최태원…책임·투명경영 ‘한 획’ 긋다

- 지주사 ㈜SK 이사회 의장직 물러날 것으로 알려져
-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 통한 투명경영 강화 포석
- 사회적 가치 경영과 더불어 경영철학 모범사례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재계의 새로운 총수 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회ㆍ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은 물론 그룹 총수의 막강한 권한을 일부 내려놓으며 책임ㆍ투명경영의 기틀을 세우는 새 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5일 열리는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차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물러나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 상정 안건이 확인되지 않아 최 회장의 이사회 의장 사임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헤럴드DB]

안팎에선 이미 후임 이사회 의장으로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언급되고 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이어 대기업 그룹의 책임경영에도 힘을 싣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경영과 감시를 양손에 쥔 막강한 권한을 일부 내려놓으면서까지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3세 오너 시대의 사실상 ‘맏형’으로써 롤모델이 되는 총수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가치 경영 철학’을 설파하며 글로벌 경제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앞서 올해 신년사에선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함께 하자”고 역설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국내외 경기악화와 노동환경 변화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칫 이윤 추구에만 매몰될 수 있는 기업 활동의 근본 이유를 사회 공헌에 무게를 둔 것이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는 또 다른 이유는 현 정부 대기업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가 총수와 그 일가에 집중된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SK는 지주회사 체제 정비를 시작으로 전자투표제 도입, 사외이사 기능 강화, 내부거래가 많은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축소하는 등 자발적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벌여왔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SK가 과감한 투자와 사업 확대로 몸집이 커지는 가운데,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도 확대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며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게도 모범적인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웅열 코오롱 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전격 퇴진한 데 이어, 국내 바이오업계의 신화적 인물로 꼽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는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나서 작년 3월 네이버 등기이사직도 내려놓기도 했다.

igiza77@hear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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