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부딪친 후 두통ㆍ구토 증세 있으면 위험
 |
| [사진설명=빙판길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친 경우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 등 중부지방에 19일 오전, 큰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로 인한 낙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넘어질 때 머리를 부딪친 뒤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면 뇌에 이상이 생겼단 위험 신호로 여기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보건복지부 2011년~2015년 자료에 따르면 낙상으로 입원한 환자 중 겨울철 낙상사고 발생 비율은 다른 계절에 비해 11%나 높았다.
낙상은 단순한 찰과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하면 손목ㆍ고관절ㆍ척추 등의 골절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게 미끄러질 때 머리를 다치는 경우도 있다.
머리를 다쳐 발생하는 주요 급성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이 있다. 낙상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뇌진탕인 경우가 많은데 뇌진탕은 뇌 구조의 이상은 없으면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일시적인 기능부전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두부 외상 후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있어 CT 또는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했는데 골절, 뇌출혈 등의 뚜렷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 뇌진탕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우 뇌진탕으로 인한 증상은 외상 발생 2주 전후로 호전을 보이기 시작해 4주 정도면 해소된다. 오랜 시간 지속되는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약물치료 및 물리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 일부 증상은 단기간에 호전될 수 있지만 완전한 회복에는 2주에서 4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적극적인 치료로 증상을 조절해야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일상생활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한편 뇌진탕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두통, 어지럼증, 후경부(목덜미) 통증 등이 계속된다면 ‘뇌진탕 후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진탕 후 증후군을 방치하게 되면 통증이 지속됨에 따라 우울감, 불안장애도 나타날 수 있고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인한 소화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인지기능의 저하, 단기 또는 장기 기억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뇌진탕은 비교적 가벼운 두부 외상이지만 두통, 구역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때때로 길게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머리를 다친 후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외상성 뇌 손상이 있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 교수는 “통증, 어지럼증 등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우울, 불안감 등에 대한 정신건강의학적인 접근이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행해야 빠르고 완전한 회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낙상 후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수주~수개월 후 두통, 반신마비, 보행장애,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면 ‘만성 경막하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두부 외상 당시 작은 혈관이 손상 받아 출혈이 생기면 뇌에 서서히 피가 고이게 된다. 어느 정도 피가 고일 때 까지는 증상이 없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증상이 발생한다. 신 교수는 “만성 경막하 출혈은 뇌졸중의 증상과 비슷해 오인하기 쉬우나 뇌전산화단층촬영(CT)만으로 간단히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외상 발생 후 병원 방문이 필요한 증상
- 구역질, 구토를 동반하는 두통이 있다.
- 의식이 혼미해지며 졸음이 온다.
- 의식을 잃는 경우가 있다.
- 말이 어눌해졌다.
-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도 한다.
- 코나 귀로 맑은 액체나 피가 나온다.
iks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