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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바 모터쇼도 불참 ‘릴레이’…갈수록 시들해지는 모터쇼, 어쩌나?
- 현대차, 제네바 모터쇼 첫 불참…포드ㆍ재규어ㆍ랜드로버ㆍ볼보도 마찬가지
- 디트로이트 모터쇼 관람객, 전년比 3만5000명↓…‘신기술’ 축, 전자쇼로 이동한 탓
- 모터쇼, 축소는 해도 사라지진 않아…“여전히 좋은 신차 홍보 수단”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신차와 신기술을 총 망라한 향연, ‘모터쇼’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로 89회를 맞이한 ‘2019 제네바국제모터쇼’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제네바 모터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고성능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을 아우르는 IT 기술로 옮겨 가며 모터쇼에 대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은 갈수록 식어가고 있다. 한때 ‘전세계 자동차 매니아의 축제’로 여겨졌던 모터쇼의 위상이 이젠 예전같지 않단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열린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전경. [헤럴드DB]


▶ 주요 완성차 브랜드, 제네바 모터쇼 줄줄이 불참…현대차도 불참 결정=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제네바모터쇼에 불참키로 했다. 현대차가 디트로이트ㆍ제네바ㆍ파리ㆍ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이른바 ‘4대 모터쇼’에 불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차 개발 상황과 모터쇼 개막 시점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터쇼를 통한 마케팅이 여의치 않을 시 향후에도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단 것이다. 다만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참가한다. 올해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네시스 주력 차종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외에도 포드와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는다. 특히 포드는 제네바 모터쇼를 건너뛰는 대신 3월께 노르웨이나 네덜란드에서 자체 행사를 주최해 전기차 전략 및 신차 등을 공개한다. 아울러 7월에 개최되는 영국 굿 우드 페스티벌(Goodwood Festival of Speed)에 참가하는 등 더 이상 모터쇼 참가에 공력을 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불참하지만 기아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새로운 전기차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이로써 지난해 1월 2018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니로 EV 콘셉트카가 무대 위에 오른지 약 1년만에 또 다른 EV 콘셉트카를 무대 위에 올리게 됐다.

지난 2017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공개되자 수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촬영하던 모습. [헤럴드DB]


▶ 갈수록 줄어드는 모터쇼 참가업체ㆍ관람객…“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 작아”= 모터쇼의 양 축은 ‘신차’와 ‘신기술’이다. 업계에선 모터쇼의 위상이 추락한 이유로 양 축 가운데 하나인 ‘신기술’이 흔들리고 있음을 꼽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그 위상이 가장 크게 꺾인 모터쇼가 바로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북미국제오토쇼ㆍNAIAS)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0여종 이상의 신차가 앞다퉈 공개됐지만, 올해엔 불과 24종의 신차가 소개됐다. 브랜드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카는 3종에 머물렀다.

대신 자동차 매니아들의 시선은 디트로이트 모터쇼보다 약 일주일 먼저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2019CES’에 쏠렸다. 자동차 산업의 화두가 자율주행, 커넥티드(연결성) 등 IT기술과 접목되며 완성차 제조사들이 대거 CES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엔 자동차 제조사들을 위한 전용 관까지 마련되며 지난해보다 그 규모와 비중이 더욱 커졌다.

모터쇼가 ‘먹을 것 없는 잔치’로 전락하며 관람객들의 발길도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관람객은 작년보다 3만5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매년 참가업체와 신차가 줄고 있고,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혔던 일본 도쿄 모터쇼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이에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해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 ‘그 해 미국 시장의 흐름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모터쇼’라는 수식어를 과감히 버리고 내년부터 개최 시기를 6월로 옮기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모터쇼가 축소될 지언정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여전히 모터쇼가 신차를 알리는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 폭스바겐그룹 판매 및 마케팅 부사장 데릭 하타미 (Denrick Hatami)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모터쇼가) 가능한 한 많은 소비자 앞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차량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해에도 1100 만 명의 사람들이 모터쇼를 통해 우리 차를 직접 보고, 느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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