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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정아, “집에서도 대본..애들에게 미안했죠”
-“1020인기 신기하고 감사..음악영화 찍고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나는 ‘선생님’이라고 했다. 촬영장에서 ‘쓰앵님’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다른 사람이 한 말이거나, 줄여서 쓴 말인 줄 알았다. 나 발음 괜찮은데.. 그런데 모니터를 해보니 내가 ‘쓰앵님’이라고 한 거였다.”

‘쓰앵님’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배우 염정아(47)의 말이다. ‘쓰앵님’은 의도하지 않아 더욱 생명력을 가지게 됐다. ‘아갈머리’(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라는 단어 뜻도 이번에 알았다고 했다.

염정아는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에서 한서진으로 다시 한 번 인생 캐릭터의 새 역사를 쓰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얼마전 영화 ‘완벽한 타인’의 성공으로 2연타 흥행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드라마가 끝났다는 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아직 얼떨떨하다. 화보를 찍으러 발리에 갔는데 공항에 10대 팬들이 몰려왔다. 아이돌도 아니고. 이런 환대는 처음이었다.”

염정아가 연기한 한서진은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향해 한 치의 빈틈없이 행동하는 아내이자 엄마로, ‘캐슬’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딸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기적 모성’을 가진 엄마였다.

“처음 배역을 받았을 때만 해도 그렇게 크게 히트할지 몰랐다. 수험생 엄마와 자식간으로 대상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서진에게는 여러가지 색깔이 있는데, 자식 인생은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마음 하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한서진 캐릭터의 공감 포인트는 모성이다. 엄마라면 그럴 수 있다.”

첫 회부터 한서진의 욕망을 숨기지 않고 순간마다 변화하는 연기를 선보였던 염정아는 눈빛과 표정, 말투, 숨소리, 떨림 하나하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한서진의 희로애락을 소름 돋을 정도로 실감 나게 그려내며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렸다.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란 걸 이번에 알았다. 나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 입시가 멀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학종이 주는 부담이 엄청나고, 학종으로 인한 교육 윤리의 타락도 심각함을 알게됐다. 나도 아이 둘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했다.”

염정아는 극의 무게감과 긴장감을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더도 덜도 아닌 연기를 펼쳐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염정아의 연기력에 시청자들의 칭찬과 감탄은 절로 나오게 했고, 이야기의 중심에서 흐름을 주도하며 극을 끝까지 이끌었다.

“집에 와서도 대본을 놓지 못했다. 애들에게 미안했다. 집에 와서도 한서진으로 지내며 캐릭터의 감정을 유지했다. 나는 극중 거의 모든 캐릭터와 다 걸린다. 어떤 날은 이수임과 동맹을 맺고, 어떤 날은 김주영과, 어떤 날은 진진희와 관계를 맺는다. 내가 놓치고 가면 안되는 게 많았기 때문에 대본을 한상 몸에 두고 있었다. 나는 메모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현장에서 풀어내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계산하지 않으면 다른 연기를 할 것 같아 메모도 했다.”

정형외과 의사인 실제 남편도 염정아에게 “집중해서 잘하라”고 응원했고, 아이들은 “드라마가 재밌다”고 해 더욱 신이 났다. 


염정아는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 드라마여서 좋았다고 했다. 어느 캐릭터 하나 버릴 것 없이 골고루 잘돼 더욱더 좋았다고 했다. 2016년 드라마 ‘마녀보감’이후 첫번째 드라마인데, 그 작품을 함께 했던 조현탁 PD가 자신에게 캐스팅 제의를 해와 기뻤다는 것.

또 염정아는 자식을 키우는 방식이 강압도 아니고, 방목형도 아닌 중간 지점에 있었다면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자식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어쨌든 염정아가 연기를 잘하는 건 이유가 있을 듯 하다. ‘안면 근육까지 써가며 연기한다’는 찬사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현미 작가가 대본을 일찍 주시고, 조현탁 PD님은 저에게 ‘예술적 동반자’라고 하시는데, 못하면 안된다. 사실 쉽지 않은 장면이 많았다. 예서와 있으면 나의 바닥까지 보인다. 혜나는 아무리 그래도 어린 애인데, 그렇게 심하게 하는 게 쉽지 않다. 김주영과는 집중하고 나면 서로 기가 빨린다고 했다. 나는 내가 불편하면 안된다. 내가 와닿지 않은 연기를 하면 가짜 연기다. 하지만 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지많은 않았다.”

염정아는 가장 기억나는 신은 3시간여 찍은 ‘아갈대첩’을 꼽았다. 육아로 연기를 쉬고 다시 돌아온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연기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나이 들면서 알게됐다”고 말했다.

“‘SKY캐슬’로 10~20대가 관심을 가져줘, 신기하다. 크게 힘이 된다. 젊은이들이 밀어주는 느낌은 파워풀하다. 적극적으로 표현해준다. ‘언니, 너무 좋아요’라고. 엄마팬들은 그런 건 없다.”

젊은 층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자 “그런 건 모른다. 알면 진작에 했겠죠”라고 말했다.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김혜수 같은 선배다.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저런 여유는 어디서 나올까. 쉽지 않다. 다들 내 살기 바쁘지 않나”라고 답했다.

염정아는 “이제 책(대본)을 많이 받아 좋지만 내 나이대 배역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면서 ‘맘마미아’ 같은 음악영화를 찍고싶다”고 말했다. 시원시원한 염정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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