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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양을 줄이면 질은 올라간다

  • 기사입력 2019-01-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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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는 과연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식문화일까. 사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보통 하루 두 끼를 먹었다고 한다. 물론 19세기 중엽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농번기에 하루 세 끼를 먹고 나머지는 두 끼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하루 두 끼가 기본이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가 쓴 <하루하루가 잔치로세>라는 책에 의하면, 식사를 조석(朝夕)이라고 표현하게 된 것도 그래서라고 한다. ‘점심’은 ‘마음에 점을 찍고 넘겼다’는 뜻과 ‘한 끼 식사 중 다음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에 먹는 간단한 음식’이란 뜻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삼시세끼라는 식문화는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에 의하면 삼시세끼 식문화는 산업화의 생활패턴에 의해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그는 하루에 세 끼를 꼭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전 인류로 보면 100년 정도밖에 안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경우는 50년 쯤 된 식문화라는 것.

식문화는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류가 사냥을 해 끼니를 해결하던 시대에는 하루 한 끼가 보통이었을 거라고 말한다. 농업이 주업이었던 시대에도 하루 두 끼를 먹는 게 보통이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네 인류가 꽤 오랜 기간 ‘공복의 시대’를 살아왔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노동 강도가 높은 농번기에 세 끼를 먹기도 했다는 사실은 노동과 식문화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 몸이 대체로 적게 먹어도 견뎌낼 수 있게 적응하며 진화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건 지금의 도시인들이 갖고 있는 노동환경이다. 과연 우리는 삼시세끼를 먹어야할 만큼의 노동 강도를 겪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거의 대부분이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며 하루를 보내고,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 할 정도로 몸을 놀리는 일이 많지 않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영양과잉상태’에 들어와 있다.

최근 <SBS스페셜>에서는 지난 2013년에 다뤘던 ‘간헐적 단식’을 다시 다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주로 다이어트에 관련된 ‘간헐적 단식’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식문화의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전 세계에서 연구되고 있는 ‘단식의 효과’를 소개했던 것. 그 효과는 살만 빠지는 게 아니라 건강이 증진되고 심지어 노화 예방이나 암세포 억제까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연구와 임상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적어도 이 단식이 갖는 가치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데도 무언가 더 채우고 축적하려는 욕망이 오히려 삶을 망치는 길이라는 것이다.

삼시세끼의 식문화는 주부들의 측면에서 보면 그 자체가 중대한 노동이기도 하다. 나영석 PD가 만든 <삼시세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그 하루 세끼를 챙기는 노동이 만만찮다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요리가 느린 출연자들은 한 끼를 먹고 나면 다음 끼를 바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예능적인 웃음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삼시세끼는 밥만 해먹어도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릴 수 있는 노동의 양일 수 있다.

하루 두 끼의 식문화는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영양 과잉된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더 채우려는 욕망을 덜기 위해서도, 또 그걸 챙기느라 소진되는 노동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추구될 가치가 있다는 것. 양을 줄일수록 삶의 질은 좋아질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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