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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마스크효과, 과학적 증거없다”
佛 식품환경위생노동청 연구
한국 ‘N95 마스크’ 도 포함
환경부 “권고수치 등 연구 진행”


고농도 미세먼지로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가운데, 실생활에서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희조 기자/checho@

연일 이어지고 있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가운데, 실생활에서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나라의 KF94 등급에 해당하는 N95(미국 기준) 마스크도 포함돼 있어, 국내 미세먼지 마스크의 효과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21일 프랑스 식품환경위생노동청(ANSES)의 전문가위원회가 실시한 ‘대기 환경과 관련된 위험성 평가’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의 오염물질 차단율이 실험실에서는 매우 효과적이라도 실제 사용 조건에서는 그 효과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를 위해 전문가위원회는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프랑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마스크 215종 기준으로 1999년~2017년 시행된 미세먼지 차단율과 마스크 효과 관련성 연구를 비교분석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하는 N95 마스크도 포함돼 있다. 

ANSES는 “일상 생활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이점을 가지는지 평가하고자 했으나 이에 대한 과학적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미세먼지나 유해물질 발생에 따른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 

비교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검증한 임상 연구는 거의 없으며,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 연구도 매우 적은 인원이 참가해 단기간으로 측정된 실험이었다.

전문가위원회는 “N95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른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 연구도 있었으나 이는 심혈관 기능의 차이를 비교하는 제한된 연구”라며 “이같은 연구로는 실생활에서 마스크 효과성을 일반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ANSES는 실험실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의 차단률이 95~99%에 이르러도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효과는 60%대로 감소되거나 심지어 0%으로 전혀 반영하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마스크 대부분이 안면 윤곽에 따라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강한 신체 활동을 하는 즉시 마스크의 오염물질 차단율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대기 중 유해 물질은 입자와 가스의 복잡한 혼합물이 특징인데도 마스크는 주변 대기에 존재하는 입자를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어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은 전혀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ANSES는 “마스크 사용 권고가 공기 중 유해물질에 장시간 노출돼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통량이 심한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운전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교통량이 적은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보다 더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를 비롯한 캐나다, 영국, 중국 등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싱가포르도 착용 권고 기준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 환경부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기준은 ‘나쁨’에 해당하는 36㎍/㎥ 이상이지만, 싱가포르는 일평균 150㎍/㎥일 때 착용을 권한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미세 먼지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외출할수록 몸 속에 미세 먼지가 더 많이 쌓인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임산부, 영유아, 노인, 호흡기, 심혈관 환자는 호흡이 불편할 경우 마스크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공지했으나, 이외의 별다른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4일 환경부는 뒤늦게 마스크 착용 효과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적정 권고 수치 등에 대한 연구를 세부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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