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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부의 무리한 요구 왜...진짜 노림수는 차익 극대화(?)
조양호 경영배제 등 강수
현재 지분율로 강제 불가
국민연금 협조 여부 관건
경영박탈 동조는 어려울수
 


[헤럴드경제 =김상수ㆍ최준선 기자]KCGI가 21일 한진에 내놓은 공개제안의 핵심은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배제한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사업 등 각종 자산 매각이다. 한진그룹에서 총수일가 입김을 지우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한진그룹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게 KCGI 주장의 핵심으로 읽힌다.

경영권 도전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연막’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진짜 노림수는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KCGI의 투자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KCGI가 공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다. 6인 중에서 경영진이 추천할 몫으로 1명만 배정했다. KCGI는 이 기구의 목적으로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 및 경영 현안을 사전에 논의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형식은 자문기구이지만, 사실상 한진그룹 일가를 배제하고서 한진그룹 주요 경영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중이다.

KCGI는 “비공개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을 제안했지만, 조양호 회장측의 소극적 태도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독립된 이사회의 판단이 아닌 대주주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그룹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이라며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낙후된 구조’라고 못 박았다.

각종 자산 매각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KCGI가 이날 매각 대상으로 제안한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이 100% 보유한 자회사다. 인천 그랜드하야트,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서귀포 제주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조 회장의 자녀 조현민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한진관광도 거론했다.

KCGI는 “그룹 계열 여행사임에도 불구,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경쟁사 대비 매출이 낮고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대주주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통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CGI는 이 같은 방안 등을 통해 한진그룹 신용등급을 지난 2014년 한진해운 투자 전인 ‘A-’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의 현재 신용등급은 ‘BBB’다.

업계에선 KCGI가 향후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사업연도 주가대비 1주당 배당금 비율인 시가배당률은 한진칼이 1%, 한진도 1.5%에 불과하다. 두 기업 모두 대표적인 저배당 기업으로 꼽힌다. 다량의 자산을 보유하고도 배당성향이 낮고 배당급 지급이 적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KCGI의 이같은 주장이 한진그룹 측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분률도 조양호 회장 측에 한참 못미친다. 주주총회를 개최해 조 회장 등 임원을 해임하거나, 정관변경을 통해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를 강제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이같은 조치를 위해서는 주총 특별결의 요건인 참석주주의 2/3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강성부 펀드 손을 들어줄 경우 주총 대결 승부는 예측이 어렵게 된다. 다만 KCGI가 적극적인 경영권 도전의지를 드러낼 수록 국민연금이 이에 동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데 핵심역할을 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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