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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시대의 블랙코미디 ‘SKY캐슬’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단 2회를 남겨놓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비지상파 채널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19일 방송된 18회의 시청률이 22.3%(이하 닐슨코리아)를 기록해 tvN ‘도깨비(20.5%)’가 가지고 있던 비지상파 기존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었다.

‘SKY 캐슬’에 대한 반응은 신드롬급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SKY 캐슬’ 이야기를 할 정도로 화제성이 높다. 화려한 스타를 내세운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1회 시청률은 1.7%로 시작해 꾸준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왔다. 1회부터 외아들 영재를 서울의대에 합격시킨 워너비맘 명주(김정란)의 극단적 선택이 궁금증과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했다. 


‘SKY 캐슬’은 최고급 주택가 SKY캐슬 사람들의 계층 대물림 욕망을 입시 문제를 통해 까발린다. 이 과정에서 한서진(염정아)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이기심 등 비정상적인 행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드라마는 내용과 형식 양 면에서 시청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내용 면에서 입시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계급과 세대, 성별 문제까지 확장시켜 반향이 넓어졌다. 그래서 우리가 점점 괴물이 돼어가는 상황을 잘 그려냈다.

수십억을 버는 고액 입시 코디네이터, 예서(김혜윤)가 미리 유출된 시험지로 공부해 시험을 보고, 혜나(김보라)가 죽는 상황의 설정 등은 자극 콘텐츠와 잘 어울린다. 


아역들의 캐릭터 특성과 관계도 피 튀길 정도로 자극적이다. 예서는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로 잘 그려냈다. 피해자로 나온 혜나의 독설은 살벌할 정도다. 한마디로 자극과 극사실주의적 개연성에 의한 공감 유도에 성공했다. 막장도 드라마적 필연에 의해 수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형식적으로도 입시란 사회문제를 코미디와 스릴러의 형식을 통해 추리와 서스펜스의 재미를 제공한 점이 돋보인다. 종반부에는 혜나의 죽음이후 우주(찬희)가 범인으로 몰려있는 상태지만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연출작 같은 느낌을 주는 호러물 스타일로 진행돼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있다. 김주영은 남편과 딸에 관해 큰 상처를 안고있는 일그러진 욕망의 집합체로 온통 검은 색깔의 옷 등 분장부터가 무슨 저승사자 같다.


이 밖에 많은 캐릭터들도 공감을 얻고 있다. 정준호는 딸 죽음에 무너진 찌질한 마마보이 강준상을 연기하면서 재발견됐다. 50세가 될 때까지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한 강준상은 “시험문제는 항상 100점 받았는데, 이런 문제는 답을 모르겠네. 어머니는 언제까지 껍데기만 포장한 채 사실 거야”고 오열해, 이제야 마마보이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를 고집하다 결국 홀로 남는 권위적인 남편 차민혁 교수(김병철)에 맞서 윤세아(노승혜 역)가 남긴 사이다 반성문의 울림도 컸다. 노승혜는 아버지에서 남편으로 권위적인 환경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거짓된 삶을 꾸밀 정도로 고통받는 자식들의 모습을 본 뒤 큰 충격과 깨달음을 얻은 후 성찰하는 엄마상을 제시하고 있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방식으로 가짜 하버드생 행세를 했던 차민혁의 딸 세리(박유나)는 아빠가 원하는 삶이 아닌, 기획, 마케팅, 고객 유치까지 다하는 클럽MD라는 자신의 삶을 사는 것으로 거듭 난다.

결국 ‘SKY 캐슬’는 우리의 허위의식을 깨지 않고는 빈껍데기 허무 인생이 될 수밖에 없음을잘 보여주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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