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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이번엔 치킨게임도 어렵다?
반도체 이익비중 높아 타격 커
올해 증산 D램 10%, 낸드 30%
영업이익 전년대비 줄어들 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반도체 가격하락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과연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치킨게임‘을 벌일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년 전 치킨게임의 ’대승‘ 기억이 있는 데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문재인 대통령에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언급해서다. 일각에서는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대한 선전포고로 풀이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잃을 것만 많은 전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삼성전자의 물량공세는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2006년 6.8달러로 고점을 찍었던 512Mb DDR2 D램 가격은 2009년 0.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출혈경쟁은 독일 키몬다와 일본 엘피다의 파산으로 이어졌고 이후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서는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5~6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낸드 시장에서 다시한번 삼성전자가 물량 공세를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는 계획됐던 증설 계획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1차 치킨게임 당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해 2008년 생산량이 512M D램 기준 약 306억개로 2006년 대비 약 5배가량 늘린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당초 7조7000억원 규모로 예상했던 올해 장비 설비 투자를 평택 D램 설비 투자를 줄이면서 6조7000억원으로 낮춰 잡았고낸드 메모리 역시 시안 공장의 가동시점이 당초 예상인 연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생산량 증가 폭은 D램 10% 중반, 낸드 30% 중반으로 제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점유율 회복을 위한 저가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을 기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혈을 감당한 체력이 약해진 것도 변수다. 2006년 5조13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판가 경쟁으로 이익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2008년 197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그나마 당시 삼성전자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던 스마트폰과 LCD 등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이 각각 2조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버텨줬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반도체 부문이 삼성전자 영업이익 중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IM(스마트폰) 부문은 지난해 여전히 10조원이 넘는 연간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반도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다 교체주기 연장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3%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도체의 뒤를 받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CE(가전 및 TV) 부문과 디스플레이의 이익 비중도 한자리 수에 그친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49% 줄어들 뿐 아니라 IM부문과 CE부문도 각각 9%, 17%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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