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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연설 하지마” “해외 못나가”…“트럼프-펠로시, 셧다운에 장난감뺏기 놀이”
펠로시 ‘국정연설 연기’ 제안 다음날 트럼프 ‘군용기 사용 금지’로 맞불
WP는 “옹졸한 반응…셧다운 끝나지 않는 이유”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의 해외 순방을 막아섰다. 전날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연두교서(국정연설)를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할 것을 제안하자, 바로 다음날 펠로시 의장의 군용기 사용 금지로 보복에 나선 것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 27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며 셧다운 사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지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셧다운 사태로 벨기에,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순방 일정이 연기됐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유감스럽다”며 “우리는 셧다운이 끝나면 7일간의 순방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0만명의 위대한 미국 노동자들이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대외 일정을 연기하는 게 지극히 합당하다는 데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금은 당신이 워싱턴에 남아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나와 협상하고 강력한 국경 보안 운동에 합류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해외 순방을 가고 싶다면 그건 당신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인 드류 해밀은 트위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다른 의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으로 순방을 떠날 예정이었다”며 “기장의 휴식을 위해 벨기에를 경유할 예정이었지만 이집트는 일정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기간 중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이라크를 방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해외 순방을 막을 권한은 없다. 하지만 관련 규정상 하원의장은 해외 출장 시 군용기 사용 요청을 할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요청을 당일에 거부함으로써 사실상 순방을 연기시킨 셈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군용기 사용을 금지한 건 펠로시 의장이 국정연설 연기를 제안한 바로 다음날”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옹졸한(petty) 반응은 셧다운이 결코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라며 “셧다운 협상은 이제 두 어른이 아이들처럼 서로를 대하는 상황이 됐다. 그들이 처벌로 빼앗을 다음 장난감은 무엇이 될까?”라고 꼬집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달 29일로 예정된 국정연설과 관련해 비밀경호국(SS)과 국토안보부의 경비 차질을 우려하며 “만약 이번주에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열지 않는다면 향후 정부 업무 재개 이후에 적절한 날을 잡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예정된 29일에 서면으로 의회에 국정연설을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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