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불황 속 중소형빌딩 시장 트렌드 변화…리스크 주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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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 대출이 막히면서 법인 설립을 통한 우회 투자처로 중소형빌딩에 대한 상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강남의 한 중소형 빌딩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현금자산을 40억원 가량 보유한 서울 강남의 60대 사업가 A씨는 최근 신사동이나 청담동 인근의 목 좋은 중소형빌딩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로 매월 2000만원 넘게 지출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건물을 사서 1~2층은 커피숍이나 편의점 임대를 주고 나머지층은 본인 회사가 직접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족한 금액은 법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채울 계획이다.
#. 30대 후반의 청년투자자 B씨는 또래 투자자들과 서울 주요 상권의 중소형빌딩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60억원대 좋은 매물을 매입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9.13 대책으로 개인 임대사업자까지도 길이 막힌 상황이다. B씨는 법인을 설립한 이후 대출을 받고 투자하는 방식에 리스크는 없는 지 빌딩 전문 부동산에 문의했다.
앞서 언급한 두 사례는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빌딩 공인중개업체의 최근 상담 내용이다. 이 업체의 경우 작년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과 비교해 이와 같은 중소형 빌딩 상담이 2배 가량 증가했다.
▶꼬마빌딩 상담 증가, “임대수익 대신 효율성ㆍ차익”= 16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가계와 개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법인을 설립한 뒤 우회적으로 대출을 받아 중소형빌딩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흔히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빌딩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상 3~7층의 상가 건물이나 작은 오피스 건물을 말한다. 공실률만 낮다면 5~6%대의 임대수익률도 가능하다. 지난 몇 년 동안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일반인들도 아파트를 팔거나 대출을 받아 꼬마빌딩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서울 강남권의 일부 꼬마빌딩은 매입가만 1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 발표와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 트렌드도 최근 변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임대수익보다는 공실률이 높은 상층부를 본인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효율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중소형빌딩을 구입하고 나중에 매각 차익을 노리는 분들이 많아졌다”면서 “특히 적지 않은 법인들이 경기 불황으로 설비나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기보다는 임대업이나 자가로 사용하기 위해 중소형빌딩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자산가ㆍ법인 중심 시장 재편, ‘세금 리스크’ 주의= 통계에서도 법인을 통한 중소형건물 매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빌딩 컨설팅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07건에 불과했던 법인의 중소형건물 매입 건수는 지난해 443건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 매매 건수가 389건에서 958건으로 2.5배 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 빠른 속도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연구원은 “당장 건물에서 발생되는 임대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차익’을 우선시 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중소형빌딩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현금이 풍부한 자산가나 일부 법인 등으로 특정화할 가능성도 있다”도 분석했다.
하지만 법인을 통한 우회 투자 역시 적지 않은 리스크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동협 원빌딩 부동산중개 대표는 “설립한 지 5년 미만 법인에 대해서는 기준 세율의 3배에 달하는 취득세가 중과된다”면서 “임대수익에 대해서도 법인소득세와 배당소득세를 따로 내야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세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여러 외부적인 요인이 있지만 시중 자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중소형 빌딩 매입가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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