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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깬 화웨이 회장 “딸이 그립다…中정부 정보요구 있다면 거절할 것”
창립자 런정페이 “공산당 지지하지만 사업과 무관”
“트럼프는 위대한 대통령”…딸 멍완저우 구하기 나서
중-캐나다 관계는 ‘경색’…서로 “여행 주의”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15일 선전에서 가진 언론과의 만남 도중 수건으로 손을 닦고 있다.[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ㆍ74) 회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등 서방국의 화웨이 견제와 친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 폴란드 스파이 사태 등 계속되는 위기 속에 직접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런 회장은 15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 화웨이 본사에서 외신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가 언론과 만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우선 화웨이의 스파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런 회장은 “중국 정부의 부당한 정보 제공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만약 이같은 요구를 받는다면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을 지지한다. 하지만 세계에 해를 가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면서 “나의 정치 신념과 화웨이의 사업에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화웨이가 통신장비로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빼돌린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미국은 물론이고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나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런 회장은 이날 “네트워크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호문제에서 화웨이는 고객과 한편”이라며 “어떠한 국가나 개인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럼에도 서방국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긴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17년 6월 자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인이나 단체를 감시할 수 있는 국가정보법 개정안을 발효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화웨이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다면 거부할 수 없다.

런 회장은 화웨이에 공세를 퍼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을 추켜세우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멍완저우 석방을 미중 무역전쟁의 협상 카드로 쓰지 않기를 바란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화웨이는 미중관계에서 ‘참깨의 씨앗’만큼이나 미미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런 회장은 “만약 어떤 시장(미국)이 화웨이의 출현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면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며 “생존하고 직원을 먹여 살려야만 화웨이의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국유기업도 아니고 상장사도 아니라면서 직원 9만7000명이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전체 직원은 18만 명이다.

멍완저우 부회장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런 회장은 “딸이 그립다”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법이 개방적이라고 믿는다. 법원의 판결을 기다린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부회장의 미국 인도 요청 기한은 1월 29일로 약 2주 남았다.

런정페이 회장은 인민군 장교 출신으로 창립 30년 만에 세계 통신장비 시장 1위, 스마트폰 시장 2위로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4차 산업의 핵심인 5G 기술을 주도하면서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 굴기(崛起)’를 상징하는 기업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화웨이를 주요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말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후 캐나다와 중국의 외교갈등은 격화일로다.

중국이 최근 캐나다인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리자 캐나다는 중국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중국도 자국민에게 캐나다 여행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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