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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예고된 비극’ 의사사망 사고, 진료환경 안전확보 시급
서울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 사고 충격속에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건은 의료현장이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응급실 등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의사를 폭행하는 것 자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진료중인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제 병원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며, 의사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진료를 해야 할 판이 됐다. 근본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은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통과된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나 더 황당하고 충격적이다. 응급실에 대한 안전은 어느 정도 확보됐다지만 병원 곳곳에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사회적 인식과 대처가 현실과 여전히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사건 다음날 성명을 통해 “예고된 비극이며, 의료기관 내 어디서든 강력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이런 맥락이라 하겠다.

실제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7월 강릉의 한 병원에서는 장애등급 판정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 이런 류의 사건이 연간 1000건 가량 발생하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그나마 신고된 게 이런 정도지 알려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까지 합하면 의료진 폭행 사고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응급실 뿐 아니라 모든 진료 의사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절실하다.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돌발적인 경우가 많다. 법과 제도가 정비돼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한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대형 의료기관부터 병원내 보안요원을 더 늘려야 한다. 이번 사건만 해도 진료실이 있는 층에는 보안요원이 1명도 없었다고 한다. 비상 호출을 하면 현장으로 가는 시스템이라 범인이 복도까지 쫓아와 일을 저질러도 미처 손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인원 증원에 따른 비용이 적지 않겠지만 정부와 의료계, 건강보험공단 등이 머리를 맞대면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가능한 일은 일반 진료실 책상 밑 등에 비상벨을 설치하는 것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해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의사들도 기본 호신술과 방어술을 평소에 익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의사가 안전해야 환자의 생명과 안전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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