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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결산] 안으로 1550만, 밖으로 2870만명…‘무민’트렌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주쪽 방한 손님들이 늘었다.

-외국인 방한 16%, 한국인 외유 8%가량 증가
-대국답지 않은 중국의 미지근한 한한령 해제
-미국, 러시아, 일본, 대만, 베트남 열정적 방한
-아웃바운드는 국내관광열기, 자연재해로 주춤
-주52시간 근무제...휴가 & 속세도피 여행 늘어
-내년 지방관광 총력전…유커방한 정상화 기대
-여행으로 세대 장벽 허물어…동,남유럽 초인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휴가때, 여행때, 공장 얘기, 회사 생각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

‘하지 않는 것도 의미있는 행위’라는 ‘무민=無mean’ 트렌드는 한국 3000만 노동자들이 그간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잘 말해준다.

주 52시간제 도입, 근로자 휴가 지원제 시행, 눈치 안보고 휴가가기 문화 등 일련의 ‘쉼표있는 삶’은 한국인의 휴가와 여행기회를 늘렸다. 국내여행이 늘면서 해외여행 증가세는 주춤했다.

한국으로 놀러오는(인바운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일본에 역전된후 계속 격차가 벌어졌고, 2017년엔 ‘한한령’까지 불어닥쳐 어려움을 겪었다. 올들어 중견 여행사 여러곳이 도산했다.

그럼에도 2018년 관광 분야 민관이 시장 다변화를 위해 뛰어다니고,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 방탄소년단(BTS)를 필두로 한 한류의 지구촌 강타, 동북아 평화 분위기 조성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중국당국의 대국답지 못한 한국행 단체여행 묶어두기 방해공작을 넘어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관계 개선노력, 중국 최고책임자의 한중관계 개선 약속이 있었지만, 중국 여유국은 한중 정상이 관계개선을 약속한지 1년이 지나도록 한한령을 완전히 풀지 않았다. 연말에 가까와져서야 바닥을 기던 작년통계를 디딤돌로 20-30이라는 숫자를 썼다.

올해 흡족하지는 않아도 꽤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관광인들이 벌인 각고의 노력외에 우리 사회 각계각층이 국격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관광이라는 이슈에 접근해 공동으로 매진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손님이 늘고, 일본, 대만, 베트남, 러시아 등이 한국행 장사진을 이루는 등 큰 희망을 쏘았다.

근년들어 20% 안팎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해외여행이 한자릿수 증가세로 주춤한 가운데, 인구에 비해 해외여행을 매우 많이 하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미국, 중국 등 나라의 입국 과정에서 일본인에 비해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높아진 국격에 걸맞는 내국인 해외여행자 보호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문재인정부의 ‘쉼표있는 삶’ 정책기조속에 주 52시간제, 근로자 휴가지원제가 시행되면 여행못가던 근로자 가족 여행이 늘었다.
방탄소년단이 지구촌을 호령하는 등 한류의 부활과 도약은 한국관광을 돕는 중요한 조력자였다.
지난해 한국인이 700만명이나 가며 41%의 증가율을 보였던 일본이 올해 방한객 300만을 돌파하며 25% 안팎의 성장률로 화답했다. 산청 동의보감촌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
‘사돈나라’,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은 올해 한국 방문객 성장률 1위로서 한국에 우정과 사랑을 전했다.

인-아웃바운드= 올해 한국에 여행온 외국인은 작년보다 15~16% 늘어난 1550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으로 여행간 한국인은 작년보다 8~9% 증가한 2870만명으로 추계된다.

1600만명을 훌쩍 넘는 외국인이 한국에 놀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중국의 한한령은 더디게 풀리고, 한국행 단체관광객 모집 광고가 중국에 원적지를 둔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에 올려졌다가 내려지는 우여곡절 끝에 중국인들은 하반기에야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기저효과(전년 극저 수치에 의한 고성장)때문에 연말에 가까워 오면서 중국인은 전년 동기대비 30%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숫자가 나오지만, 한해 전체적으로는 15~17%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이 인해전술로 관광교류를 외교 지렛대로 쓴다”는 지적이 맞다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중화권(홍콩,마카오,대만,싱가포르) 아닌 국가 방문자 수 최상위권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교문제를 민간평화교류인 관광에 연결지으려는 의도는 정경분리의 국제관례에도 어긋난다.

‘한류 3.0’ 바람이 부는 일본과 항공편 증편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대만,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은 중국의 ‘몽니’를 만회해준 고마운 나라들이다. 일본은 27~28% 증가해 300만 돌파가 유력하다.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전년대비 40%대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도 20~25%의 성장률로 한국을 도왔다. 대만은 최초로 방한객 100만명을 넘기며 미국을 제치고 한국관광교류국 3위에 올랐다.

특히 베트남은 전년대비 43%의 높은 증가율로 ‘사돈나라’ 한국 관광업계의 시름을 덜어주었다. 베트남은 방한객 수 순위 7위로 상승했다. 미국인의 한국행이 두자릿수(12%)를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이밖에 우리의 오래된 관광우방국 태국은 15~16%, 러시아는 12~13%,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는 각각 4~7% 증가하는 등 주요 관광교류 12개국 모두 전년보다 방한객이 늘었다. 유럽 사람들의 방한도 연말들어 7%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민해외여행객은 작년 2649만명에서 8% 늘어난 2870명으로 추계된다. 하반기 들어서 출국자 증가율은 점차 둔화됐다. 작년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국내 오프라인 여행사들의 영토를 세제상, 공정거래법상 우위를 점한 글로벌 OTA가 빼앗아 가면서 주요 여행사들의 매출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제법과 국내법을 보다 면밀히 들여야 봐야 우리 여행업계의 ‘영업외적, 제도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활로를 찾게 된다. 물론 ICT의 고도화 등 업계의 체질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2년전만해도 중국인 관광객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해맑은 표정의 2016년 중국인 관광객들.
동아시아인들에게 서유럽, 북유럽 인기가 시들해졌다. 동유럽(독일,오스트리아 일부지역 포함)과 남유럽(이베리아반도, 에게해 중심)이 한국인,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늘 한국인들이 새 여행지 붐을 일으키면 중국인들이 이어가는 모양새였다. 사진은 동유럽 슬로베니아의 블레드호와 성.
2019년엔 평화관광, 한민족역사문화 관광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백두산 천지.
2019년엔 지방관광 활성화를 향해 총력을 펼친다. 감춰진 곳이 많다. 사진은 청주공항에서 멀지 않은 충주 탄금호 인근 비내섬.
평창올림픽 성공은 2018년 한해 한국관광을 잘 정돈해준 첫 단추였다. 강릉올림픽파크 오픈스테이지 공연 모습

여행트렌드와 내년 예측=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방문도시는 서울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지자체 연석회의에서도 나타났듯이, 내년엔 지방공항 활성화, 대도시와 소도시의 연계와 협력 등 지방으로 외국인들을 모시기 위한 총력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행선지는 아시아에선 재해가, 유럽에선 식상함이 갈랐다. 일본행 여행자들이 늘어나긴 했으나 지진때 마다 주춤했고 일본가지 못한 여행자는 중국 보다는 동남아를 더 찾았다.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를 찾아 베트남 푸꾸옥, 태국 끄라비가 인기를 끌었다.

유럽에선 파리가 자그레브, 류블라냐에 패퇴하는 등 서유럽-북유럽 주춤, 동유럽-남유럽(이베리아 반도, 에게해) 폭발적 증가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을 포함해 한-중-일 동북아 여행은 무더위때문에 그늘 없는 짠물 해수욕을 기피하고 호캉스, 그늘 계곡이 인기를 끌었다. 2만명이 혜택을 본 근로자 휴가지원제 시행,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 덕에 한국인 휴가 사용 일수는 최근 3년간 6일이나 늘어 여행기회가 많아졌다. 작년보다는 4일 늘어 14일 사용했다. OECD 최하위도 면했다.

여행 시기는 7,8월 33%, 5월+10월 25% 등 분산돼 시기와 무관하게 여행이 일상화 됐고, 인터파크의 4060여행이 136% 증가하는 등 1030세대와 4060세대를 잇는 ‘여행 통한 세대벽 허물기’ 경향도 나타났다.

여행객의 다양한 니즈를 중족하기 위한 테마여행, 안전과 자유를 모두 담보하는 세미팩 등도 세를 넓혀나갔다.

음식여행, 도피여행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 나타났다. 20,30,40대가 주로 이용하는 스카이스캐너 조사결과 ‘해외여행 시 비용을 가장 너그럽게 쓰고 싶은 분야’로 먹거리가 1위를 차지했다. 젊은층의 JMT(존맛=정말 맛있다는 뜻의 은어) 키워드와 일맥상통 했다.

여행을 가는 이유(중복응답)는 휴식이 압도적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무민세대(無=없다 + Mean=의미)’의 취향이 드러난다.

‘나나랜드’, ‘유(You) 트래블’이라는 신조어에서 보듯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가는(DIY) 경향도 커졌다.

여행사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포털계열사가 여행사를 합병하는 등 구조조정도 있었다. 이과정에서 유통, 결제, 숙소 등과 연계하는 업계 네트워크 다각화 경향도 나타났다.

2019년에는 ▷재해 등에 대응하는 고객캐어의 고도화 ▷오지, 청정, 테마, 소도시, 이색 여행의 확장 ▷평화여행, 요동-백두-연해주 여행 확대 ▷해외여행 주춤, 국내여행 확대 ▷세미팩 현지투어 및 체험형 여행 증가 ▷키오스크를 활용한 무인여행 ▷여행의 일상화 및 여행철 분산 가속화 ▷맛을 추가하는 여행 득세 지속 등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abc@heraldcorp.com

도움말=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여행업협회(KATA), 하나, 모두, 인터파크투어, 참좋은여행, 여행박사, 익스피디아, 스카이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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