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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에 어린이 있다?…‘어른이’를 위한 전시
촉감자극 ‘슬라임뮤지엄’전ㆍ달콤한 ‘슈가플래닛’

지친 일상의 위로ㆍ소확행 트렌드와 일맥상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누구나 마음 속엔 어린이가 있다. 취업을 고민하는 20대에게도, 육아와 직장생활에 힘든 30대에게도 그리고 중장년, 노년층에게도 동심은 있다. 단지 쑥스러워, 체면 때문에 혹은 어색해 내색하기 어려울 뿐이다. 이런 마음을 꺼내보라고 독려하는 전시가 인기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소확행 트렌드와도 일맥상통 한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거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지만 사실은 어른들이 더 빠져드는 ‘어른이’를 위한 전시다. 

미디어아트 푸드테라피 전시 `슈가플래닛` [사진=미디어앤아트제공]


▶어른을 위한 당충전 ‘슈가플래닛’= ‘당신의 가장 달콤한 순간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미디어아트 푸드테라피 전시 ‘슈가플래닛’은 어릴적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함을 전시장으로 소환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쌓인 설탕 산이 관객을 맞이한다. 눈 결정체 처럼 하얗고 반짝 거리는 설탕 길을 따라 걷다보면 겨울왕국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시선이 머무르는 요소 요소마다 짧은 글귀가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며, 달콤한 환상 속 힐링타임을 선사하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푸드테라피 전시 `슈가플래닛` [사진=미디어앤아트제공]


전시는 크게 프롤로그, 슈가플래닛, 에필로그로 나뉘며 ‘슈가 힐스’, ‘스위트 로드’, ‘스위트 레인보우’, ‘프룻 포리스트’등 1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공간 중앙에 위치한 3.5미터 크기의 대형 솜사탕을 중심으로 슈가플래닛의 웅장한 행성쇼가 펼쳐지는 ‘위 아 스위트’ 섹션이 클라이막스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 실제 우주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달콤한 단어가 적힌 각설탕으로 나만의 문장을 조합해보는 ‘슈가 블록’도 인기 스팟이다. 전시는 셀피 촬영후 AI알고리즘으로 감정을 분석해 그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추천해주는 ‘스위트 레시피’로 끝난다. 섹션마다 영상, 음악, 빛이 바뀌며 오감만족형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인다. 

헬로우뮤지움 슬라임뮤지엄 전시전경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전시를 기획한 미디어앤아트는 “지난 8월 오픈한 이래 20대와 30대가 주로 찾았지만, 전 연령층에게 인기가 좋다.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관객, 친구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는 노년층도 상당하다”며 “누구에게나 아이같은 면이 있는데, 전시는 그같은 부분을 충족시켜주며 달콤한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지하 1층, 2019년 4월 7일까지.

▶아이보다 부모가 즐거운 ‘슬라임뮤지엄’전 = 동네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은 11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투브 크리에이터 ‘츄팝’과 함께 슬라임(Slime)을 활용한 전시를 진행한다. 겔 형태의 놀잇감인 슬라임은 최근 어린이를 비롯 성인들에게까지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다양한 염료와 팟츠(재료)를 섞어 원하는 형태로 마음껏 만들 수 있고, 슬라임을 계속 만지고 있으면 촉각자극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평가도 많다. ‘오도독’, ‘폭신폭신’한 촉감으로 심리적 안정도 취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슬라임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만들고 버린 슬라임에 대한 환경오염의 우려도 상당하다. 

헬로우뮤지움 슬라임뮤지엄 전시전경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전시는 이러한 슬라임을 아이들도 안전하고, 지구 환경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츄팝은 버리는 슬라임을 전시장에 서치된 박스에 담아 새로운 추상작품으로 탄생시키고, 크레에이터 미니유는 빗소리, 심장소리, 슬라임을 만지는 소리 등을 채집해 청각적 자극을 제시한다. 크리에이터 팔레트슬라임은 음식 등 일상 소재에 영감을 받은 슬라임 작품을 영상, 사진, 조형물로 보여주고 김남연 작가는 세포구조를 관찰하며 떠올린 컴퓨터 바이러스를 패브릭 아트와 설치로 풀어낸다.

어린이를 주 타깃으로 하는 미술관이지만 전시 오픈 일주일만에 10대 후반 관람객도 전시장을 찾았다. 어른들을 위한 DIY키트도 인기다. 헬로우뮤지움 측은 “만지지마! 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는 아이는 물론 만질 수 있는 물건과 만져도 되는 종류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 슬라임은 촉감을 만족시켜주는 재료”라며 “내가 직접 장난감을 만들고 모양을 내는 슬라임은 디지털 기계와 다른 아날로그 감성놀이로, 80년대 레트로 문화로 돌아가려는 여러 시도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2월 28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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