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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생명 상장 이달말 첫 단추…재무적 투자자 설득 관건
-2조원 ‘풋옵션’ 유보, 재계약 이뤄질지 관심

[헤럴드경제]창사 60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나선 교보생명이 이달 말 상장을 위한 첫 단추를 꿴다.

1조2천억원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지분 매입을 요구할 권리)에 대한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의 이행 시한과 맞물려서다.

신 회장을 상대로 한 풋옵션 행사가격은 2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FI들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하면서 풋옵션과 관련해 ‘적정 매입가는 추후 협의한다’는 조건을 단 상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FI들이 지난달 말 풋옵션 행사가격을 통보함에 따라 신회장의 이행 시한은 1개월 뒤인 이달 말이다.

신 회장이 이같은 풋옵션 행사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작다. 신 회장이 당장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이미 FI들도 IPO 추진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FI를 대표하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측도 IPO에 찬성했는데, 풋옵션을 이행할 경우 현실적으로 IPO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신 회장과 FI들이 풋옵션 이행 여부를 놓고 소송을 벌이기보다는 적정한선에서 재계약을 타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해야 하는 FI들로서도 오랜 기간에 걸친 소송전이 부담스럽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주주 간 문제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이달 말에는 (풋옵션 관련)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신 회장이 FI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IPO의 성패를 가를 첫 관문으로 여긴다. 풋옵션이 강행되면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IPO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타협을 위한 적정선을 모색하는 게 ‘상생’이라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IPO 주관사를 추가로 물색 중이다. 이어 공모주 발행 규모와 공모가격 등을 산정한다. 공모주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 규모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IPO 관련 시장조사를 맡았던 주관사들은 IPO 규모로 최대 2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적정 공모가격과 시장의 수용 가능성 등을 고려한 금액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이보다 더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 판매가 많은 만큼, 부채 인식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 4조원까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K-ICS 기준을 애초 예상보다 완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 향후 금리가 상승하면 교보생명이 필요로 하는 자본확충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너무 적어도 안 되지만, 너무 많아도 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내년 금리 추이와 K-ICS 도입 방안이 상장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K-ICS 도입과 상장 규모는 공모가에 직결되는 변수다. 또 공모가는 자본확충은 물론 신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교보생명에 앞서 상장한 5개 생보사(동양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오렌지라이프)는 예외 없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는 K-ICS 도입에 따른 재무적 부담, 저금리 장기화와 경제성장 정체에 따른 불투명한 업황 등을 반영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성공적인 IPO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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