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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 50주기’ 문인 21명의 생생한 헌사

한국문학사에서 시인 김수영은 여전히 뜨거운 주제다. 그의 시는 열려있고 새로운 언어로 해석되길 기다린다. 그의 타계 50주기를 추모하며 삶과 문학을 회고하고 기념하는 헌정문집이 나왔다. ‘시는 나의 닻이다’는 백낙청·염무웅의 특별대담을 시작으로, 김수영과 동시대를 호흡한 이어령·김병익을 비롯, 황석영·김정한·임우기 등 원로부터 젊은 작가까지 21명의 필자들이 김수영과의 만남과 사유의 순간을 풀어냈다.

생전에 김수영과 얽힌 추억을 담은 백낙청과 염무웅의 대담은 문학사의 한 장을 흐뭇하게돌아보는 시간이다. 김 시인의 거침없는 기질과 문단과 문학에 대한 애정, 난해시와 산문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묵은 일화들이 꼬리를 물고 풀어져 나온다. 특히 제주에서 올라온 고은 시인을 마당에 세워놓고 호통 친 얘기, 창비도 시를 싣지 그러냐며, 시인을 추천해준 시인이 정작 본인 시는 미룬 얘기 등 귀한 증언을 들을 수 있다.

김수영 시인과 ‘순수/참여 논쟁’을 벌였던 이어령은 ‘맨발의 시학’으로 이름붙인 김수용 시론을 특유의 가로세로 넘나드는 사유와 언어를 통해 밀고나간다. “남이 신다가 대물림하는 신발을 거부하는 양식”에서 김수영 시의 정체성을 찾은 그는 ‘짝짝이 신의 패러독스’를 통해 김수영을 흑백의 신발에서 놓아주어야 함을 역설한다. “오랜만에 향을 피우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린다”는 그는 “서로 누운 자리는 달랐어도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라는 말로 끝맺었다.

책에는 김수영의 부고 기사를 쓴 김병익, 김수영의 시집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첫사랑의 기억을 회상한 노혜경, 김수영의 문학으로 시적 언어의 돌파를 가늠했던 시절을 회고한 심보선 등 김수영이 남긴 문학유산을 나눌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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