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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연말 정기인사 마무리]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안정 속 쇄신’…미래준비는 ‘닥공’ 파격
주요 대기업, 핵심계열사 경영인 대부분 유임
LG·현대차그룹 등 오너가 3·4세 경영전면에
50대 초중반 CEO 대거 등장 ‘세대교체’ 바람
내실 중심 성과주의…‘차세대 리더십’도 염두



재계의 ‘연말 정기인사’가 종반부로 치달으며 새해를 준비하기 위한 주요 대기업들의 조직 정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재계의 정기인사는 과감한 쇄신 보다는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둔 ‘안정 속 변화’로 요약된다.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핵심 사업에 대한 인사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신성장 사업 등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점이 눈에 띈다.

오너가 3ㆍ4세들이 CEO나 고위 임원으로 중용되고, ‘50대 CEO’들이 대거 등장하는 등 재계의 ‘세대 교체’가 두드러진 점도 주목할만 하다.

▶경영 불확실성 확대…변화 속 안정= 실물경기 악화 등 내년도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은 핵심 사업을 이끄는 사장단을 대부분 유임시키며 사업 안정화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DS 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노태문 IM사업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각각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소폭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김기남-김현석(CE 부문 대표)-고동진(IM 부문 대표)’로 구성된 ‘트로이카 경영체제’는 한 해 더 유지된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 CEO들도 유임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LG그룹 역시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부회장단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주)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을 책임지고 있는 부회장단 5인(차석용ㆍ권영수ㆍ한상범ㆍ조성진ㆍ하현회 부회장)이 자리를 지켰다.

변화를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LG화학은 창사 이래 첫 외부 CEO로 신학철 3M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다. 지주사인 (주)LG는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와 김형남 한국타이어부사장 등을 경영전략팀장(사장),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영입하며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및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 사업 강화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화그룹도 예년 수준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경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가 3ㆍ4세 대거 경영전면에 등장= 오너가 3, 4세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 6월 LG그룹 대표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을 필두로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이규호 코오롱 인더스트리 전무 등이 대거 그룹의 요직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차세대 경영의 출발을 알렸다.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난 19일 ‘그룹선박ㆍ해양영업 대표’로 선임됐다. 재계는 정 부사장이 그룹사 수주영업 대표를 맡게 되면서 3세 경영 승계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그룹은 최근 오너가 4세인 허세홍 사장을 그룹 주력 에너지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로, 3세인 허용수 사장을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8일 전격 퇴임을 선언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장남 이규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경북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한지 6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승진은 유보됐다. 성과주의 원칙과 현재 태양광 시장 부진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ㆍSK 대대적 인사…‘세대교체’ 방점=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2일 정의석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체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새로 임명된 주요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이 50대로 젊어져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대대적 인적 쇄신 속에서도 그룹의 주요 부회장과 사장들을 계열사 임원에 배치함으로써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한 것도 이번 현대차그룹 인사의 특징이다. 전문성과 리더십 검증이 끝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시켜 그룹 전체적으로 ‘자율경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50대 초중반 젊은 경영인을 전진 배치하고 ‘차세대 리더십’을 강조했다. 4명의 신임 사장을 선임하면서 조직 혁신을 꾀하는 한편 승진 인사는 전년보다 소폭 줄이면서 안정과 내실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사장엔 이석희 사업총괄이, SK건설 사장에 안재현 글로벌Biz. 대표가, SK가스 사장에 윤병석 Solution&Trading 부문장이 내부 승진했다. SK종합화학 사장에는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승진 보임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했지만 배경에는 향후 안정적인 세대교체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도 함께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3,4세 경영이 본격화되면 인사의 중심이 쇄신과 변화로 옮겨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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