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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건비 무서워”…불끄는 24시 프랜차이즈
내년 최저임금 인상 앞두고
심야영업 중단하는 업소 급증
롯데리아 24시매장 172134곳
야간매출 격감 카페도 영업접어

올해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인건비 부담으로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프랜차이즈 간판이 늘어선 서울시내 거리 모습. [연합뉴스]

#. 서울 은평구에서 24시간 감자탕 전문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박모(49) 씨는 최근 영업시간 단축을 고민하고 있다. 올 들어 매출은 떨어지고 인건비 부담은 커진 탓이다. 기존 24시간 영업하던 것을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인건비와 전기료 등 지출을 약 400만원 가량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씨는 “바로 옆 건물에 식당 하나가 생기면서 작년 이맘 때보다 매출이 20% 가량 줄었다”며 “식자재비도 올랐는데 내년에 인건비도 더 오를 걸 생각하니 심야영업을 접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13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이 16.3% 오른 데 이어 내년도 10.9% 인상도 목전에 다가오면서 높아진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롯데리아의 24시간 영업점 수는 지난 10일 기준 134개로, 지난해 같은 시기(172개)에 비해 30여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도 24시 영업점이 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35개점에서 현재 19개점까지 줄었다. 이들 버거 프랜차이즈는 24시간 영업 여부를 가맹점 자율에 맡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사정이나 상권에 따라 24시간 운영 실효성은 다 다르다”면서도 “다만 최저시급이 오르면서 야간수당까지 제공해야 하는 심야영업에 부담을 느껴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커피 전문점 상황도 다르지 않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의 24시간 영업점은 12월 기준 94개로, 지난해 같은 시기(100개)에 비해 다소 줄었다. 전체 매장 수(2017년 446개, 2018년 434개) 대비 24시간 영업점 비율 역시 지난해 22.4%에서 올해 21.7%로 소폭 감소했다.

영등포구에서 24시간 영업점을 운영하는 탐앤탐스 한 점주는 “최근 경기도 어렵고 단체로 오던 직장인들도 줄어 심야 매출이 예전같지 않다”며 “아르바이트생들 월급 챙겨주기 바쁘다보니 밤샘 영업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했다.

24시간 불을 밝혔던 편의점업계에서도 최근 들어 야간운영 중단을 원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작은 소형 점포가 많다보니 인건비 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탓이다.

편의점도 24시간 영업을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지만 점주 입장에서 심야영업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24시간 운영 시에만 영업 장려금과 전기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가족 운영이 늘고 있다. “교대시간에만 남편(아내) 얼굴을 본다”는 우스갯소리가 점주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점주 입장에서 인건비가 계속 오르다보면 매출이 크지 않은 심야시간대 영업을 지속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2년간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률이 29% 달하는 상황에서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가 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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